'수능에서 다시 부활한 아랍어'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제2외국어 영역에서 아랍어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24일 발표한 4월 모의평가 채점결과에서 한문을 포함한 제2외국어 영역 9개 과목 중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과목은 아랍어로 조사됐다. 아랍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6천693명으로 제2외국어 영역에 응시한 2만8천360명의 23.6%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베트남어를 선택한 수험생이 5천446명이고 일본어(4천476명), 중국어(3천780명), 한문(2천950명), 프랑스어(1천514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은 베트남어가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이한 것은 아랍어나 베트남어에 수험생이 몰리고 있지만 이들 언어를 가르치는 고교도 찾아보기 힘들고 수능 학원도 없다는 점이다.
쉽게 출제가 돼 운(?)만 따르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로또 과목'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능 때마다 수험생들이 메뚜기처럼 특정 과목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수능 제2외국어는 사회탐구를 대체하는 과목으로 인정하는 대학이 적지않아 학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상황이다. 실제 2004년 6월 수능 모의평가 때만 해도 아랍어 응시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점수가 높게 나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2009년도 수능부터 1위 자리를 지켰다.
베트남어도 2013년 처음 수능 과목으로 등장한 이후 작년 수능에서는 응시자가 2만7천509명으로 제2외국어 응시자의 43.5%에 달했다.
문제는 올해 1위로 등극한 아랍어 때문에 제2외국어 난이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아랍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으로 기초베트남어(76점), 한문(71점)보다 훨씬 높았고 가장 낮은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이상 67점)와 무려 33점이나 차이가 났다. 상위권 학생들 입장에서 1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아랍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윤일현 지성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이번 모의평가에서 아랍어 표준점수가 100점이라는 것은 사실상 제대로 된 문제 출제를 전혀 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다른 제2외국어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아랍어를 선택한 집단의 평균점을 분석해 수능에서는 정상분포의 평균점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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