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겁쟁이 사자는 마법사로부터 용기가 나는 약을 얻어 마신다. 사자는 자신감을 되찾게 되고, 이후 동물의 왕이 되어 숲 속을 다스린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마법사' kt 위즈(wiz)는 사자에게 힘을 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삼성은 7대2로 승리한 27일 경기까지 kt에 6전 전승을 거뒀다. 피가로와 윤성환이 2승, 장원삼'김건한이 1승씩 챙겼다.
하지만 28일, 시즌 처음으로 맞대결에 등판한 차우찬은 묘약을 받지 못했다. 삼성이 3대8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차우찬은 3.1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볼넷으로 7자책점을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기록하며 시즌 4패(5승)째를 떠안았다. 차우찬은 5월 10일 SK전에서도 7실점 한 바 있지만 당시 자책점은 5점에 그쳤다.
차우찬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볼넷이 화근이었다. 차우찬은 경기 전까지 9이닝당 삼진은 리그 최고 수준인 9.83개였지만, 9이닝당 볼넷은 3.24개로 다소 많은 편이었다.
차우찬은 1회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2루의 위기는 김상현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김상수의 호수비로 넘겼다. 하지만 2회까지 행운이 따르지는 않았다. 2사 후 박기혁에게 중전안타, 이대형에게 볼넷을 내주고 나서 오정복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차우찬은 3회 무사 1루에서 3연속 삼진을 기록하면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3대2로 앞선 채 시작한 4회에 5점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1사 2'3루에서 오정복에게 다시 2타점 2루타를 뺏겼고, 마르테에게는 장외 3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삼성 타자들도 4회 재역전을 허용한 뒤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4회 공격을 삼자범퇴로 마친 삼성은 5회 1사 후 김상수가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다. 6회는 삼자범퇴였고, 7회 1사 1루에서는 이지영이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8회 2사 1루에서 채태인이 삼진으로 돌아선 삼성은 9회 1사 1루의 득점기회마저 이승엽'박해민이 연속 삼진으로 돌아서면서 무산시켰다.
6안타 빈공을 펼친 삼성은 결국 시즌 30패째를 당했지만 1위는 유지했다. 삼성은 이로써 6월 승률이 11승10패를 기록, 겨우 5할을 넘기고 있다. 나바로는 0대2로 뒤지던 2회 무사 1루에서 kt 선발투수 옥스프링의 직구를 공략, 2점 아치(시즌 23호)를 쏘아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한편, 득남 휴가를 떠났던 삼성의 선발투수, 타일러 클로이드는 이날 귀국했다. 클로이드는 다음 달 1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할 예정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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