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29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 예정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를 두고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최고위원 간 격돌이 예상되고, 친박계 의원들 중심으로 유 원내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서명 작업도 끝나 의원총회 소집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주말을 고향 대구에서 보낸 유 원내대표는 KTX 편으로 서울역에 도착한 28일 오후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자신의 사퇴 요구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가 어떤 결심을 했든, 주말 동안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를 사퇴로 몰아붙이기 위한 본격적 행동에 착수했다. 유 원내대표가 2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사과를 했지만, 친박계는 더욱 강하게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초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유 원내대표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서명 작업을 완료했고 이에 앞서 주말에는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 정갑윤'김태환'서상기'안홍준'노철래'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중진들이 긴급회동을 하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관철키로 했다. 이들은 27일과 28일에도 '유승민 제거 작전'을 위한 만남을 계속했다.
새누리당 한 3선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쉽게 결론 내지 못할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그의 거취 논의는 의총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총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 불가론이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친박계는 궁지에 몰린 유 원내대표를 향해 압박의 고삐를 더 옥죄고 있다. 유 원내대표 밀어내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해 김무성 대표 체제를 와해시킨다'는 시나리오까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 서청원'이정현'김을동 최고위원, 유 원내대표 책임론을 주장해온 김태호 최고위원이 직을 던지고 계파색이 옅은 이인제 최고위원까지 동조하면 출범한 지 1년도 안 된 김 대표 체제의 지도부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 유 원내대표는 물론 김무성 대표까지 한꺼번에 손을 보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는 청와대와 친박계 의원들의 움직임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가급적 '선제공격'은 자제하기로 하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엄연한 헌법기관인 의원들의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청와대가 끌어내리려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시선은 그간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김무성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당내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계속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청와대로부터 '청와대냐' '유승민이냐' 양자택일을 종용받는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할 시간도 많지 않다.
김 대표는 일단 특별한 공식 일정 없이 청와대와 친박, 비박을 폭넓게 물밑 접촉하며 수습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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