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시도민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대구 동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갈등을 착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도민들은 대체적으로 TK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정치인이 반목을 넘어 서로 화해하고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경제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함께 힘을 쏟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포용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석왕기 전 대구변호사회 회장은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포용력 있게 감싸줬으면 하고 바랐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유 원내대표가 잘못될 것 같아 걱정된다.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용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사무국장은 "박 대통령의 한마디에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결정되는 것은 삼권분립에 어긋난다. 박 대통령은 의회를 행정부의 꼭두각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국회 때문에 국정 수행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의회민주주의도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의 한 원로 정치인은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위해 사퇴하는 것이 맞다"면서 "유 원내대표도 안타깝지만 박 대통령을 우선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김모(43) 씨는 "친박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의총에서 협상의 전권을 줘놓고 청와대 한마디에 뒤늦게 반발하는 것은 정치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46) 씨도 "말 잘 듣는 원내대표를 원했으면 지난 경선 때 이주영 의원을 지지했어야지, 그것도 모르고 유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이냐"고 반문한 뒤 "무책임하고 소신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TK 민심은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의 화해를 바라고 있다.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박 대통령과 유 원내대표 간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마음을 합쳐야 나라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양명모 대구시약사회장은 "너무 가슴 졸이고 안타까운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슬기롭게 해결돼 국정도 원활해지고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성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이상원 극단 뉴컴퍼니 대표는 "박 대통령도 대구의 큰 자산이지만 유 원내대표도 미래의 자산이 될 사람이다. 대구를 위해서는 서로 잘 돼야 된다"면서 "대구와 국민을 위해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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