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경의 날] 5년간 범인 113명 붙잡은 열혈 경찰

대구 동부경찰서 박유성 경위

30일 오후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박유성 경위가 순찰차를 타고 관할지역 순찰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30일 오후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박유성 경위가 순찰차를 타고 관할지역 순찰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69주년'을 맞은 여경의 날인 1일 경찰 경력 14년 차 박유성(40) 씨는 어깨에 경위(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계급장을 달았다. 여자이기에 앞서 경찰인 박 경위의 공적은 화려하다. 지난 5년간 감금 및 협박피의자, 방화범, 강제추행범, 절도범 등 무려 113명의 범인을 붙잡았다.

박 경위는 "여자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몸을 사리면 동료가 그만큼 힘들어진다"며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도 힘이 되도록 남들보다 두세 배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경으로는 보기 드문 '지구대 순찰요원'을 5년째 하고 있다. 경찰서 내근직이나 지구대 관리반 근무를 거부하고 여자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순찰요원을 지원했다. 박 경위가 꼽은 순찰요원의 매력은 '함께 일한다'는 것이다. 박 경위는 "파출소, 112신고센터, 경찰서 생활질서계 단속반 등에서 근무했지만 지구대 순찰요원은 남녀 구분없이 동료의식을 갖고 함께한다는 것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또한 '여경'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적잖다. 지구대에 온 이들을 달래는 능력은 남자 경찰이 따라오지 못한다. 지난해 울산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할 때 동네 주취폭력자를 설득해 정상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일을 떠올렸다. 툭하면 자살하겠다고 소동을 벌여 지구대 경찰들을 힘들게 했던 동네 주취자가 유독 박 경위와는 말이 잘 통했던 것이다. 박 경위는 "지난해 말에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마치면서 '아픔에 공감해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머금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여경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적지않다. 무엇보다 '여자 주제에…'라는 말에 남모르게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술에 취한 사람들이 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무시하거나 막말을 뱉을 때가 솔직히 힘들어요. 상당수는 지구대에 와서 '여자 주제에 뭘 안다고 그러냐'는 등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죠. 웃고 넘길 때도 있지만 도가 지나칠 때는 '한 번 더 말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엄한 경찰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박 경위의 바람은 5년 전 순찰요원을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고, 경찰 옷을 입은 지금도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 자세를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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