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신용보증기금은 38년간의 서울 마포시대를 마감하고, 대구시대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직원들과 함께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찾아온 이곳 대구 혁신도시에서, 우리는 어느새 두 계절의 변화를 함께하고 있다. 살을 에는 듯한 초례봉 산자락의 겨울바람 때문이었을까? 변변한 식당 하나, 매점 하나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황량한 땅에 덩그러니 서 있던 신사옥이 더 애잔하고 안쓰러워 보였던 건 아마도 이전기관 직원들이 느끼던 막연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리라.
신용보증기금의 경영지원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임원으로서, 직원들의 안정적인 근무환경 조성과 대구로의 조속한 융합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였다. 그러나 이전 초기 주변 생활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당장의 출퇴근과 식사, 여가시간 활용 문제, 도심과의 물리적 거리까지 직원들의 고충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6개월이 흐른 지금, 이전기관 직원들의 삶은 많은 부분 변화하고 있다. 그간 대구광역시와 동구청 관계자들뿐 아니라 대구 시민들이 보여주었던 심적'물리적 지원과 배려는 이제 '대구' 속의 '신용보증기금'이란 자부심과 안정감을 갖게 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혁신도시 주변으로 가족과 함께 거주지를 옮기는 직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곳곳에 조성된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함께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대구 근대화골목거리 투어, 동성로, 서문시장 등 대구를 상징하는 관광'문화적 자원들에 대한 친밀감도 커지고 있다.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을 불러 모아 대구와 인근 도시로 가족 여행을 즐기는 일도 흔히 보이는 주말 풍경의 하나다. 특히 지난 6월 1일 우리 신용보증기금의 창립기념일을 맞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보여준 '찾아가는 문화공연'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도시 대구를 느끼고 공감하며,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대구혁신도시는 분명 대구광역시,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동구의 이미지와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킬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지켜본 혁신도시의 성장은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급속한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문제점이나 개선해야 할 것들이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올해 초에 비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차량 통행량은 심각한 차량 정체 문제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며, 근린상가밀집지역의 주차 공간 미확보, 병원'마트'학원 등 생활 편의시설 부족, 고속도로 진출입을 위한 별도의 IC 부재 등은 대구광역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 할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대구 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이후 중소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보증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며 대구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5회의 대경포럼을 개최하여 대구 경제인과 지속적인 소통을 함으로써, '대구'를 상징하는 대표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대구혁신도시 공공기관장협의회'를 통해서도 입주기관들과 소통하며 지역 상생협력 사업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앞으로 혁신도시 내 입주기관뿐만 아니라, 대구광역시와 대구시민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은다면, 대구 혁신도시는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공공기관 이전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대구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구에서 맞이하는 첫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5월부터 찾아왔던 때 이른 더위가 아직은 낯설지만, 대구와 하나 된 '신용보증기금'의 열정 역시 더욱 뜨겁게 불타오를 것이다. 유명한 대구의 여름이 내심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박재준/신용보증기금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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