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에 물수건 물리고…대학 동급생 폭행 '상당 부분' 사실로

가해 학생 4명에 구속영장 신청, 가담 가벼운 1명 불구속 입건

경산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 5명의 대학생이 발달장애를 가진 동급생을 집단 폭행했다는 의혹과 관련, 가해 학생 5명 중 4명에 대해 경찰이 상당 부분 혐의를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산경찰서는 기숙사 내에서 지난달 14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점호를 마친 뒤 동급생 C(20) 씨를 감금한 상태에서 집단 폭행하고 9만9천원을 빼앗은 혐의 등으로 A(18) 씨 등 4명에 대해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가담 정도가 가벼운 B(18) 씨는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다.

대구지검은 경찰의 구속영장을 받아들여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이들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 가해 학생들은 "C씨가 A씨의 어머니에 대해 남들에게 흉을 보고 거짓말을 한다"며 기숙사 점호를 마친 뒤 방에 가둬놓고 플라스틱 옷걸이와 주먹 등으로 온몸을 마구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집단 폭행을 하는 과정에서 C씨가 소리를 지르자 물에 적신 수건을 입에 물리고 테이프로 손과 발 등을 묶어 놓고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C씨에게 "통닭값을 달라"며 폭행을 했고, 돈을 갚지 않았다면서 C씨의 아버지(52)에게 전화를 걸어 입금을 요구한 뒤 C씨의 체크카드에 입금된 돈 9만원을 빼앗아 나눠 가진 혐의도 받고 있다. 담뱃값 9천원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C씨는 방학을 맞아 가해학생들이 기숙사 방을 비운 지난달 18일 오전 10시쯤 부모에게 폭행을 당해 피멍이 든 사진을 전송해 도움을 요청했으며, C씨의 아버지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가 진행됐다. 피해자 C씨는 중학교 때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발달장애를 가지게 됐다.

한편 대구경북 15개 장애인단체들이 1일 경산 모 대학교 기숙사 내 집단 폭행사건과 관련, 이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 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해당 대학 총장은 장애인단체 등과의 면담에서 "모든 것이 부족한 내 잘못이다"라고 사과했다.

김진만 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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