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논란으로 계파 갈등이 촉발된 이후 당청 간 대화마저 동시다발적으로 단절되면서 여권의 소통 채널이 막히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1일 각각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행사와 최경환 부총리가 참석하는 당정협의에 불참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2일 청와대 방문도 취소됐다. 또 청와대를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도 연기했다.
불과 이틀 사이에 당청 간, 또는 입법부와 행정부 간 교류가 일제히 무산된 것을 놓고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행사' '일정상 불가피했다' '다른 일정이 생겼다' 등의 이유를 내놓고 있지만 현재 '삐걱대는' 여권 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1일 메르스와 가뭄 사태 극복 방안으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를 개최했으나 유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추경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깐깐히 점검하겠다고 공언하며 큰 관심을 보였던 유 원내대표가 불참하자 당장 정치적 해석을 낳았다.
사실상 유 원내대표를 불신임한 청와대의 뜻을 따라 정부가 그의 참석을 불편해한 데 따른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당에서는 "정책 협의는 정책위의장 소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제17기 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했다. 모처럼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잠시라도 만나 엉킨 실타래를 풀 방안을 논의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었지만 무산된 것이다.
김 대표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와 모임에 여러 번 갔었는데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한 시간 이상 앉아 있다가 와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기가 아닌 것 같아 일정에서 제외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청와대는 국회의 시행령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으로 "이런 상황에서 당청 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사실상 대화 중단을 시사한 게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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