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지안 다리에서 1일 추락, 경북도청 정광용 사무관 등 11명의 사망자를 낸 버스에 탑승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장현종(55) 울진군 사무관. 그는 내장출혈과 왼쪽 갈비뼈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변 사람들과 가벼운 대화도 하고, 울진의 부인과 간단한 통화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압과 맥박도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워낙 충격이 큰데다 부상도 가벼운 수준이 아니어서 사고 정황을 정확히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확한 사고 원인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사고 상황을 가장 잘 아는 버스 운전기사까지 숨져 사고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 사무관이 입원해 있는 중국 창춘 지린대학 제1부속병원 현지에 2일 급파된 김주령 울진군 부군수는 이날 오후 장 사무관과 반갑게 얘기를 나눴다.
김 부군수는 장 사무관이 "'와줘서 고맙다' '바지에 있는 지갑을 좀 챙겨달라'고 말했으며, 사고 상황 등 다른 얘기를 물어보려 했으나 많이 힘들어해 더 이상 묻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장 사무관은 사고 직후 지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2일엔 무려 7시간 이동거리인 지린대학 제1부속병원으로 이송됐다고 김 부군수는 전했다.
김 부군수는 "병원 이동 중에는 연수 동기들과 간간이 얘기도 나누었다고 한다. 처음 치료한 병원에서 왼쪽 갈비뼈 골절과 내장출혈 소견이 나왔으나 지린대학 부속병원에서는 검사를 다시 해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을 옮기는 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려 장 사무관은 지금 몹시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가 나와야 수술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김 부군수는 당분간 장 사무관 곁에서 치료상황을 지켜보며 지원할 계획이다.
울진에 살고 있는 장 사무관 부인 곽국자(53) 씨와 맏딸 유리(29) 씨는 3일 오전 장 사무관이 입원해 있는 중국 현지로 떠난다. 사고 직후인 1일 밤늦게 장 사무관과 짧은 통화를 한 부인은 "무슨 날벼락이냐"며 오열했고, 2일 출국 준비를 위해 딸과 함께 서울로 갔다.
아버지와 같이 울진군 공무원인 유리 씨는 지난해 군청 재무과로 첫 발령을 받아 '부녀 공무원'으로 널리 알려졌다. 부인과 딸은 주말과 휴일에 장 사무관이 연수를 받는 전북 완주의 지방행정연수원에 수차례 찾아갈 정도로 가족 사랑이 넘쳤다고 동료 공무원들은 부러워했다.
1981년 울진군에서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장 사무관은 31년 만인 2012년 사무관으로 승진해 고향인 북면 면장을 2년여 동안 하다가 올 1월 연수원에 입소했다. 원만하고 털털한 성격과 업무 추진력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소식을 접한 동료 간부들은 "26명이 탄 추락버스의 사망자가 11명에 달하지만 정말 불행 중 다행으로 큰 화를 면했다. 빨리 완쾌돼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싶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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