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금리 시대, 해외펀드·배당주에 주목하세요

재테크 키워드 '글로벌·절세'

1%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투자자들의 재테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메르스 사태까지 겹친 상황을 고려한 조치였다.

◆기준금리 1.5%, 정기예금은 잊어라

기준금리 인하로 1년 만기 상품들의 금리도 1% 초반까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어 온 정기예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펀드로의 자금 이동도 빨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기업 등 경제의 주요 참여자들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바라는 데 있다. 앞으로 국내 경제는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하므로 예전 같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금리 1.5% 상황에서 원금을 두 배 늘리기 위해 '72법칙'을 적용해 보면 대략 48년 정도가 걸린다. 과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원금 두 배 기간은 대략 5~7년. 이 정도가 되려면 금리는 최소 10% 이상 되어야 한다.

초저금리를 돌파하는 두 가지 키워드는 '글로벌'과 '절세'로 요약된다. 먼저 '글로벌'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1%대 시대인 절대 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해외 투자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글로벌 증시는 40% 가까이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20% 내외에 그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투자처가 필요하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공모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산의 32.7%(약 30조엔)를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 공모펀드는 12.1%(23조원)에 머물렀다. 일본의 3분의 1수준이다. 사실 일본 경제가 20년 장기 불황에 버틸 수 있었던 공공연한 비밀 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 자산에서 얻은 막대한 수익이다. 일본이 싫든 좋든 수십 년 동안 경제대국 일본의 전철을 밟아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물론 해외 투자가 활성화되려면 세금 등 정책적인 해결이 먼저 필요하다. 국내 펀드와 달리 해외 펀드는 매매차익, 이자'배당, 환차익 등 모든 이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물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상품으로 알려진 '중위험 중수익'의 주가연계증권(ELS)도 있다. 일반적으로 ELS는 3년간 기초지수가 40~50% 하락하지 않으면 7~10%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매 6개월마다 특정 조건 충족 시 조기 상환의 기회가 제공된다.

◆'절세' 개인퇴직연금(IRP)이 대세

'절세' 측면에서는 개인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IRP)이 단연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봄 연말 정산으로 인한 세금 환급 문제를 겪은 직장인들이 반드시 가입해야 할 상품 중 하나가 됐다. 적립 IRP와 연금저축계좌는 연 700만원까지 13.2%의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아 연간 최대 92만4천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하이투자증권 등 각 금융기관들은 IRP에 가입하거나 타사 연금저축계좌를 이전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 상품으로는 채권형, 채권혼합형(국내'해외), 주식형(국내'해외) IRP 등 다양한 펀드가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전용상품이면서도 중국본토에 투자되는 '하이 천하제일 중국본토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금리+알파 상품

아직은 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혼재돼 있어 큰 폭의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펀드로의 자금 이동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저금리, 저성장 저환율(원화강세) 시대를 맞이하여 배당주, 공모주 등 다양한 대안 투자처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로 안전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그동안 등한시해 온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주에 투자할 때는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의 배당에 대한 우대 정책으로 앞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초보 투자자들은 배당주 펀드를 추천한다.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에서 배당주 펀드는 '배당'이라는 안전판이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 시 타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의 자금을 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면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공모주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제일모직, 삼성SDS 등의 상장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반기 공모주는 이노션, 제주항공, LIG넥스원 등 예상 시가총액 5천억∼2조원 규모의 준대어급 기업만 10곳이 줄줄이 준비 중이다.

◆3저 1고 시대…긴 호흡으로 투자

투자자들이 '원금 보장'만 추구해서는 견디기 힘들다. 좀 더 나은 상품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높은 수익은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수익을 원하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다양한 투자처에 분산 투자하여 그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처럼 '예측'이 매우 중요하다. 예측하고 실행하고 검토(피드백)하는 일련의 과정이 시행되었다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는 설령 예측이 틀렸다 하더라고 피드백을 통해 다시 예측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계속 노하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항상 예측하고 투자하고 피드백하는 습관을 가져볼 만하다.

최근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갈수록 투자 호흡이 짧아지고 즉흥적 투자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저금리 저성장 저물가 고령화 시대의 투자는 올바른 방향으로 느긋하게 천천히 투자하는 것이다. 성급하게 빨리 투자하는 것이 목표지점에 일찍 도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멀리 둘러가는 투자가 투자 지름길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된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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