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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연하 커플 15%…통계로 본 대구여성의 삶

(재)대구여성가족재단이
(재)대구여성가족재단이 '통계로 본 대구여성의 삶'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구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동성로 풍경. 매일신문 DB

지난해 대구에서 결혼한 부부 중 부인이 나이가 많은 연상연하 커플이 1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1인 가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재)대구여성가족재단이 양성평등주간(1~7일)을 맞아 발간한 '통계로 본 대구여성의 삶'이란 책 속에 담겨 있다. 책 속에는 대구를 100명만 사는 작은 마을로 가정해 가구 형태, 출생률 등의 인구 추이를 분석했고 경제활동참가율, 배우자 만족도 등등 대구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통계를 실었다.

◇작년 女 인구 125만2,242명…달서구에 가장 많아

◆대구가 1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라면

지난해 대구 인구는 249만3천264명이었다. 이 중 여성은 125만2천242명으로 남성에 비해 0.5% 많았다.

지난해 대구 인구를 100명으로 축소해 8개 구'군별 인구 분포를 분석한 결과 달서구가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성구 18명, 북구 18명, 동구 14명, 서구 9명, 남구 7명, 달성군 7명, 중구 3명 순이다.

100명을 가구 수로 환산하면 총 39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8.7곳으로, 여성 1인 가구(5.1곳)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남성보다 긴 평균수명으로 남편이 사망한 뒤 홀로 사는 여성이 많아졌고,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결혼 전 여성이 혼자 독립해 사는 경우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100명 기준으로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1명도 채 되지 않는 0.8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40년에는 100명 가운데 11.8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연상인 부부 15.2%…30년 전보다 두배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는 총 1만154쌍이 결혼했고 이 중 여성이 연상인 부부는 전체의 15.2%에 달하는 1천549쌍이었다. 전체 초혼 건수 중 여성이 연상인 부부가 8.4%에 그쳤던 1990년대 중반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재혼을 포함한 대구 총 혼인 건수는 1만2천552건이었고 이혼 건수는 4천794건이었다.

대학진학률도 여성이 79.8%, 남성이 71.7%로 여성이 8%포인트 이상 높았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된 데다 학력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사회에 나가 남성과의 경쟁에서 동등하게 대우받기가 힘들다는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기대수명도 남성을 웃돌았다. 여성(85.1세)은 남성(78.1세)보다 평균수명이 7년 더 길었다. 대구 여성들이 흔히 겪는 질환은 치매, 중풍, 요통 순이었고 남성은 중풍, 치매 순이다.

◇경제활동참가율 50.7%…평균 월급 139만원

◆여전한 남녀 차별

다만 남녀 차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체의 50.7%로 남성 71.5%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실업률도 여성이 4.3%로 남성 3.6%에 비해 높았다. 이는 육아 부담으로 여성 임시직 비율이 높아 고용 형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임금 격차도 높게 나타나 여성의 평균 월급은 139만원, 남성은 236만원으로 여성이 97만원이나 적었다. 배우자 만족도에 있어서도 남녀의 차이가 컸다. 남성은 전체의 63%가 배우자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49.7%만이 배우자에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력범죄 피해자 비율 87.1% 男에 비해 압도적

◆보수적 대구 남성

대구 남성들의 가사 분담 비율은 전국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이 전적으로 가사를 책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 가구의 28.2%에 달했다.

사회 치안에 대해서는 여성은 6.3%, 남성은 10.4%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의 비율은 여성이 전체의 87.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보수적인 대구의 분위기가 답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통계 분석은 여성이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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