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기 어려운 블루베리 농사도 제대로 지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어요."
2008년 영천으로 귀농해 블루베리 농사로 억대 부농의 꿈을 이룬 농부 이창수(70)'김윤옥(67) 씨 부부가 재배법 보급 및 가공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 씨 부부는 요즘 영천시 임고면 평천리 농장에서 보랏빛 블루베리를 하루에 200~300㎏씩 따낸다. 올봄 이상고온으로 블루베리 수확량이 작년보다 줄었다는 게 그 정도다. 주문이 많은 날에는 친구 10여 명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오랜만에 정도 나눈다.
이 씨의 블루베리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알이 굵고 당도도 높은 편이다. 가격도 1㎏에 3만~4만원으로 일반 블루베리보다 비싸지만 주문이 밀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블루베리를 수확한 뒤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에 납품하지 않고 직접 택배로 판매한다. 납품단가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대신 대구와 포항, 부산, 울산 등의 지인들에게 판매해 제값을 받고 있다. 블루베리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입소문이 나는 바람에 농장에서 바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밭 3천여㎡를 구입해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한 뒤 다시 3천여㎡를 더 구입했다. 배수가 잘 되는 밭의 흙을 소독한 뒤 2년생 묘목을 심어 2년 뒤부터 블루베리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그의 블루베리 농장 두둑에는 우드칩이 다른 농장보다 더 높게 깔려있다. 묘목을 심고 가꾸면서 소나무칩을 더 깔아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게 만들었다. 높이 40㎝에 이르던 우드칩은 퇴비화돼 지금은 20㎝로 낮아졌다. 2년에 한 번씩 유황을 뿌려 산성도 보강하고 있다.
그는 농장의 블루베리 나무 10여 종을 최우수 품종으로 바꿔 수확량을 연간 10t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칠레산 블루베리가 들어오지만 국내산 품질이 우수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지난 8년간 블루베리를 재배하며 기록해온 농사일기를 수필과 함께 엮어 책으로 낼 계획이다. 국내에는 블루베리 재배법과 관련해 제대로 정리된 책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인 김윤옥 씨도 블루베리 농사에 열정적이다. 김 씨는 수확한 블루베리를 가공해 와인과 식초를 생산하고 있다. 김 씨는 영천의 와이너리(와인 양조장)와 연계해 연간 블루베리 와인 500병과 식초 100병을 선보이고 있다.
이 씨 부부는 "블루베리는 나이 들어 귀농해도 농사짓기에 적합한 품목인 것 같다"면서 "세계 최고 품질의 블루베리를 생산해 수출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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