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작 라인업 작품 미리 공개
#"완성도 자신감" 대대적인 홍보
# 시청자들에 방영 시간대 인식
예능과 보도 부문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JTBC가 2015년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을 강화하고 방송계 장악을 노린다. 현재 방영 중인 멜로드라마 김사랑·주진모 주연의 '사랑하는 은동아'에 이어 웹툰 원작 액션 누아르 '라스트'(7월 말 방영), 그리고 재난 블록버스터 '디데이'(9월 방송) 등 차기작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리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예능팀에서 만드는 '송곳'(가을 방송)까지 더해 드라마 팬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한 방송사가 하반기 드라마 라인업 전체를 공개하며 동시 홍보를 시작하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크다는 뜻. 더불어 완성도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었던 드라마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목도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해석된다.
◆2015년 하반기 장르극 위주 라인업 확정
현재 JTBC의 드라마 방영시간대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 40분이다. 비지상파 중 유력 채널인 tvN 금·토드라마와 동시간대 정상을 두고 맞대결하고 있는 셈. 경쾌한 트렌디 드라마를 주로 내놓는 tvN과 달리 JTBC는 폭넓은 연령대에 어필하는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편성해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시간대에 평균 20%대 이상 시청률을 확보하고 있는 KBS 주말극이 있어 사실 시청자 확보가 수월하진 않다. 최근에는 KBS가 고정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주말극에 이어 화제작 '프로듀사'를 배치해 이 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tvN '구여친클럽'은 조기 종영했고,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역시 2%대를 넘나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단, 금·토 오후 8시 40분이란 시간대를 개척하고 있는 첫 작품이 '사랑하는 은동아'라 아직까지는 이 시간대를 'JTBC 드라마 프라임 타임'으로 인식하는 시청자가 많지 않은 게 사실. 차기작 라인업을 미리 공개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한 배경에는 대중에 방영시간대를 명확히 인식시키고 싶다는 의도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영 중인 '사랑하는 은동아'는 근래 안방극장에서 보기 드물었던 정통 멜로극이다. 20여 년간 한 여자만 가슴에 담아둔 톱스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또는 극의 중심에 다른 내용을 배치하고 양념으로 멜로라인을 보여주는 드라마들과 달리 주인공 남녀의 사랑 이야기 자체에만 집중하는 작품이다. 김사랑이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채 살다 옛 사랑을 만나 자신을 되찾게 되는 지은동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시크릿가든' 이후 4년간 공백을 가지다 복귀해 여전한 미모와 애절한 눈물연기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선 굵은 연기로 남성미를 드러냈던 주진모가 로맨틱한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랑하는 은동아'의 후속작 '라스트'는 스케일과 속도감이 돋보이는 장르극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강형규 작가의 동명 인기웹툰이 원작. 주식 작전 실패로 빈털터리가 돼 쫓기게 된 펀드 매니저가 100억원대 지하경제의 실체를 알아챈 후 치열하게 싸우며 승승장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미 웹툰을 통해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에 대한 검증을 마친 작품이라 드라마화에 대한 기대 역시 커지고 있다. 이범수와 윤계상 등 그동안 비지상파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이 캐스팅돼 눈길을 끈다.
'라스트'에 이어 방송되는 '디데이'는 재난극과 메디컬드라마의 장점을 결합한 작품이다. 서울 전역에 발생한 천재지변으로 도시가 마비된 상황에서 생명과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DMAT(Disaster Medical Assistant Team'재난의료지원팀)와 구조대의 활약을 보여준다. CG 분량이 많은 만큼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차근차근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영광·정소민·하석진 등 젊은 연기자들이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디데이'와 비슷한 시기에 전파를 탈 예정인 '송곳'은 JTBC 예능팀에 의해 만들어진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돼 폭발적인 팬덤을 형성한 최규석 작가의 동명웹툰을 드라마화한다.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대규모 부당해고 사태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동운동을 소재로 삼아 어둡고 무거운 톤이 예상되지만, 막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촘촘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어 어떤 소재보다 몰입도가 높다. 현실적인 묘사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촌철살인이라 할 만한 명대사들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히트작 '미생'과 비교되는 수작이다. 시트콤 '올드미스다이어리' '청담동 살아요', 그리고 충무로에서도 '올드미스다이어리' 극장판 및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 히트작을 연출한 JTBC 김석윤 제작기획국장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석윤 국장과 시트콤 및 영화 작업을 함께 했던 작가진이 그대로 투입돼 팀플레이를 펼친다. 드라마팀에서 만들고 있는 두 편의 장르극과는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성도로 호평, 마니아층 형성한 드라마도 많아
사실 JTBC는 종합편성 채널 중 유일하게 드라마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1년 개국작으로 정우성-한지민 주연의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연출 김규태/극본 노희경)를 내놔 화제가 됐다. 개국 초기라 채널 인지도가 떨어져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톱스타의 조합에 실력파 제작진이 투입된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호평을 들었다.
이후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를 편성해 비지상파 드라마로선 처음으로 시청률 10%대의 벽을 넘어섰고, 드라마계 스타 콤비 안판석 감독-정성주 작가의 '아내의 자격' '밀회'를 내놓으며 화제성을 높였다. '인수대비'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하녀들' 등 수준급 사극도 꾸준히 만들고 있다.
아직 개국 4년 차에 불과한 채널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정도면 만만치 않은 성과다. 그런데도 사실 지난해부터 부쩍 인기가 높아진 예능 부문에 비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린 작품이 없어 'JTBC는 드라마가 약하다'는 말을 듣고 있는 게 사실이다. 드라마 편당 제작비용이 예능에 비해 3~6배가량 많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리스크 부담이 큰 드라마를 꾸준히 내놓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실제로 JTBC는 개국 초기 매주 두 편의 드라마를 편성하다 투자 대비 수익률을 따져 주당 한 편으로 줄였다. 히트작이 나올 수 있는 확률도 자연스레 줄어든 셈이다. 상대적으로 편수가 많고 즉각적인 시청자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예능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밀회'라는 걸출한 히트작을 내놓고도 그 후로 버금가는 화제작을 내놓지 못해 '예능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하지만 그동안 JTBC에서 내놓은 드라마 중 완성도 면에서 혹평받은 작품이 없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올 상반기에 방송된 '순정에 반하다'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종영 후에도 온라인에서 회자되고 있다. '사랑하는 은동아' 역시 마찬가지다. 수준급 멜로 드라마로 불리며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그보다 앞서 방송된 사극 '하녀들'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5%대 후반(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 기준)까지 끌어올린 히트작이다. 단순히 시청률뿐 아니라 몰입도 높은 내러티브와 수준급의 연출이 돋보인 작품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들었다.
일단 '좋은 드라마를 내놓는 채널'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성공한 셈. 여기에 JTBC 드라마의 약점이라고 불리는 캐스팅, 또 젊은 층을 사로잡을 만한 트렌디한 감각 등이 보완된다면 향후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내놓은 하반기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성공시키는 게 현재 JTBC 드라마 관계자들의 최우선 과제다.
정달해/대중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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