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 마돈나·동경표류일기·한밤의 아이들

◆마돈나

아버지 재산 얻기 위해…심장 이식의 위험한 거래 제안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여성 감독 신수원의 영화. 한 병원의 간호조무사 해림(서영희)과 의사 혁규(변요한)는 심장 이식이 필요한 전신마비 환자 철오를 담당하게 된다. 그들은 철오의 아들 상우(김영민)가 아버지의 재산을 얻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아버지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사고 환자 미나(권소현)가 실려 오게 되고, 냉혹한 재벌 2세 상우는 해림에게 그녀의 가족을 찾아 장기기증 동의서를 받아오라는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상황이 어려웠던 해림은 제안을 어렵게 수락하고,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졌던 미나의 과거를 추적해가며 충격적인 비밀들을 마주하게 된다. 뚱뚱한 외모의 마돈나와 냉정한 해림은 각자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다. 의식이 마비된 마돈나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해림은 자신이 가진 깊은 상처들과 마주하며, 가진 자들의 부정한 행위에 맞설 용기를 갖게 된다. 죽음과 탄생, 용서와 구원 등의 메시지가 끔찍한 사건 한가운데 피어오른다.

◆동경표류일기

일본 성인만화 개척 만화가 타츠미 극화한 애니메이션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 에릭 쿠가 극화의 창시자인 일본 만화가 타츠미 요시히로에게 바치는 애니메이션. 타츠미 요시히로는 학생운동과 반미투쟁으로 들끓던 1960년대 일본의 정치, 사회를 만화의 소재로 다루며, 성인만화의 길을 개척했다. 만화는 어린아이들이나 보는 하찮은 것으로 취급을 받던 1940, 50년대 만화에 열렬한 애정을 가진 청년 타츠미는 어른들을 위한 만화인 '극화'를 고안한다. 어린 시절 '우주 소년 아톰'의 데즈카 오사무를 동경하며 만화가의 꿈을 키운 그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귀여운 만화적 터치와 달리, 세상과 인물을 투박하지만 생생하게 표현하는 독자적인 창작 방식으로 어른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다. 그는 묵직한 터치로 현실의 세태를 신랄하게 다루며 일본 만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냉혹한 시선으로 폭력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극화는 비애감을 선사하며 감동을 준다. 2011년에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었던 작품으로 국내에는 뒤늦게 개봉하게 되었다.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시디 소설 동명 극화…인도 근현대사 단면 그려

살만 루시디의 환상적인 걸작 동명 소설을 디파 메타 감독이 영화화했다. 그녀는 데뷔작으로 칸영화제에 입성하였으며, 구습에 고통받는 인도 여성들의 연대를 그린 '파이어'(1996)로 현대 인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영화는 뒤바뀐 운명이라는 소재에 초현실성을 가미하며 복잡한 인도 근현대사의 한 단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1947년 8월 15일 자정,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순간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1천1명의 아이들이 태어난다. 같은 병원에서 자정에 태어난 살림과 시바는 운명의 장난으로 부모가 뒤바뀐다. 살림은 다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지만, 시바는 능력과 성격 모두 정반대이다. 지독한 가난과 방랑에 허덕이는 시바와 달리, 살림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아버지의 냉대에 신음한다. 인도가 독립 이후 거치게 되는 험난한 여정의 모습을 닮은 두 사람의 엇갈린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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