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일 포스코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는 동양종합건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이날 오전 동양종합건설의 포항본사와 대구'경기 성남 등지의 계열사 등 총 6곳에 50여 명의 수사인력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사업수주 관련 내부 문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대구 동구 신천3동 영남일보사 건물 7층에 있는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인 배성로(60) 영남일보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했다.
동양종합건설은 코스틸, 성진지오텍 등과 함께 포스코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업체다. 검찰은 배 회장에 대해 수십억원대의 회사돈 횡령과 배임 혐의를 잡고 이날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1시쯤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친 포항 죽도동 동양종합건설 본사에서는 건물 경비원과 직원들이 1층 입구부터 취재진을 막아서며 출입을 통제했다. 동양종합건설은 이 건물 10층 중 8층 한 층을 쓰고 있다.
동양종합건설 사무실 안에서 배달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오후 압수수색을 마치고 컴퓨터 외장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담은 박스를 승합차에 싣고 서울로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포항에 내려온 것은 충분히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고, 이에 대한 보다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지금은 얘기할 수 없다. 차후에 수사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오전 7시 40분, 동양종합건설 대구사무소와 배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영남일보사 건물 7층에 대해서도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이들은 5시간 20분가량 압수수색을 마치고 오후 1시쯤 압수한 물품박스 12개를 든 채 건물 밖으로 나와 대기하던 승합차에 타고 사라졌다.
검찰은 포스코 비리 의혹의 마지막 단계로 동양종합건설을 지목하고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스코협력업체인 코스틸의 박재천(59) 회장이 13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됐고, 전 성진지오텍 전정도(56) 회장도 포스코플랜텍의 이란 사업자금 66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이 회사 대주주인 배 회장이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포스코가 해외에서 발주한 공사를 집중 수주해왔다는 점을 주목하고 정치권 개입 여부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양종합건설 측은 "배 회장은 2003년 회사 대표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영포라인'과도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해외공사와 관련해서도 포스코를 믿고 참여했다가 큰 손해를 봤고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인도네시아 130억원, 브라질 260억원 등 손해 본 금액이 상당하기 때문에 특혜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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