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푸어 / 브리짓 슐트 지음 /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펴냄
이 책의 저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포스트의 유능한 기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다. 그녀의 생활은 언제나 바쁘고, 할 일은 아무리 해도 줄지 않는다. 인터뷰하기, 기사 쓰기와 같은 '일'은 물론이고, 아이 학교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기, 밥 챙겨 먹이고 숙제 봐 주기 등 '엄마로서의 역할'도 그녀를 짓누른다. 게다가 청소, 빨래, 설거지, 공과금 납부 및 '명절'(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챙기기 등도 그녀의 몫이다.
더 이상은 이렇게 못살겠다며 잃어버린 삶과 시간을 되찾기 위해 기나긴 탐구를 시작한 저자는 유명한 '시간 관리자'에게 상담도 받고, '좋은 삶'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의 성찰도 살펴본다. '시간'을 연구하는 사회학자를 인터뷰하고 예일대의 뇌과학자로부터 '시간 스트레스'가 뇌를 망가뜨린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듣는다.
기나긴 탐구 끝에 브리짓 슐트는 '타임 푸어'가 개인의 탓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상적인 노동자'와 '좋은 엄마'가 돼야 한다는 현대 사회의 압박이 죄책감과 양가감정(=논리적으로 서로 어긋나는 표상의 결합에서 오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불러일으켜 개인을 늘 초조하게 만들고 '해야 할 일'에 대한 강박을 만드는 것이다.
브리짓 슐트는 덴마크와 같이 '직장과 가정을 함께 지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의 삶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일과 휴식을 리듬을 타며 오간다든지, 할 일의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정리한다든지, 집안일을 가정의 구성원들이 합리적으로 분배한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이 책은 스트레스가 우리의 삶을 조각조각 찢어 놓았음을 보여주고 그 찢어진 조각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붙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지침서이며 '사람답게 사는 법'에 대한 힌트를 준다. 516쪽, 1만5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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