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일 포스코 서울사무소와 포스코 비자금 창구로 의심받는 동양종합건설을 잇달아 압수수색한 것은 포스코 비리 의혹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 등 다수의 관계자는 포스코와 계열사, 협력사 등을 둘러싼 비자금 흐름과 인수'합병에 따른 특혜의혹을 검찰이 상당 부분 밝혀냈고, 이를 확인하는 마무리 과정으로 포스코 서울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포스코의 국내외 각종 사업과 인수'합병관련 자료, 회계장부 등을 가져간 만큼 동양종합건설을 비롯한 협력업체들과 그룹 수뇌부의 유착 의혹, 정치권의 영향,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삼창기업(현 포뉴텍) 등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비정상적으로 인수'합병된 의혹이 상당 부분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수'합병한 일부 회사의 경우 대표들에게 포스코가 비상식적인 혜택을 줬다는 점도 '부정한 돈' 거래를 의심케 하고 있다. 인수합병과 관련, 특혜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게 되면 수사가 정 전 회장은 물론 정치권 인사들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수사에서 처벌대상이 되는 업체는 앞으로 포스코와 관련된 일을 전혀 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도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도 이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업체선정방식 등을 새롭게 재편, 기업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수사를 계기로 포스코가 지역경제 구도를 확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검찰은 3일 오전 포항시 죽도동 동양종합건설의 본사와 대구'경기 성남 등지의 계열사 등 총 6곳에도 50여 명의 수사인력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사업수주 관련 내부 문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대구 동구 신천3동 영남일보사 건물 7층에 있는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인 배성로(60) 영남일보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배 회장에 대해 수십억원대의 회사돈 횡령과 배임 혐의를 잡고 이날 압수수색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종합건설 사무실 안에서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벌인 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오후 9시 10분쯤 10시간 10분 동안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컴퓨터 외장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담은 박스를 승합차에 싣고 서울로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포항에 내려온 것은 충분히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고, 이에 대한 보다 명확한 증거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지금은 얘기할 수 없다. 차후에 수사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오전 7시 40분, 동양종합건설 대구사무소와 배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영남일보사 건물 7층에 대해서도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졌다. 이들은 5시간 20분가량 압수수색을 마치고 오후 1시쯤 압수한 물품박스 12개를 든 채 건물 밖으로 나와 대기하던 승합차에 타고 사라졌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포항 신동우 기자 sdw@msnet.co.kr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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