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사람에 이메일 800통…대구은행 또 사고

펀드 고객 67명에 중복 발송, 시스템 오작동 사과 메시지

디도스 공격을 받았던 DGB대구은행이 고객들에게 이메일 폭탄을 보낸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말 해킹그룹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본지 6월 27일 자 2면 보도)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서비스 일부가 마비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대구은행이 전자메일 발송 시스템 오류로 이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해 일부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0시부터 8시간 동안 대구은행은 매달초 고객들에게 보내는 '펀드 잔고' 안내 이메일을 중복으로 대량 발송했다. 펀드 가입 고객 중 67명이 중복 메일을 받았고 이 중 일부는 최대 800통이 넘는 메일 폭탄에 시달렸다. 대구은행은 이날 오전 10시쯤 시스템 오작동 사실을 인지하고 고객들에게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새로운 메일 시스템을 도입한 후 일부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디도스와는 무관한 단순 오류로 어떠한 온라인 거래 장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달 26일 유럽 소재 해킹 그룹의 디도스 공격을 받아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10시 55분까지 15분 동안 모든 인터넷뱅킹과 스마트뱅킹 서비스 일부가 지연되는 등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시 대구은행은 '은행이 문제를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 15분 만에 디도스 공격이 중단돼 고객들의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 잇따른 전산사고로 '대구은행 전산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대구은행을 공격했던 해킹 그룹이 2차 공격까지 예고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구은행도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도입한 직후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앞서 대구은행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올 들어서도 금융보안을 위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4월 중 개발적용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3월부터 정보계시스템 고도화 사업(프로젝트 명칭 'iNexPia')을 펼쳐 지난달 오픈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후 잇따른 전산시스템 장애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재발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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