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축공장 조직적 고기 빼돌리기…직원들은 고깃집 운영"

유통업체 직원 내부 고발…수사 나선 경찰 정황 포착

경찰이 대구 축산물도매시장인 A산업 직원들이 도축 위탁과정에서 고기 일부를 조직적으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A산업 직원들이 축산업자들이 위탁한 소를 도축해 부위별로 자르는 과정에서 일부 고기를 지속적으로 빼돌렸다는 내부 고발을 접수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산업은 대구 유일의 도축 공장을 가진 축산물 도매 및 유통업체로 축산업자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소와 돼지 등을 도축하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A산업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직접 고깃집을 운영하거나 친인척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도축 공장에서 일부 고기가 몰래 흘러나온다는 소문이 예전부터 돌았던 만큼 조직적 범죄 여부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체적인 혐의점을 포착 A산업 노조위원장 등을 최근 구속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축장에서 고기 일부분을 빼돌리는 것은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안다. 암암리에 이뤄져 온 행위가 이번에 경찰 수사로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산업 부산물을 판매하는 40여 개 업소도 경찰 수사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업소들이 도축 공장에서 불법적으로 흘러나온 부산물을 받아 판매한 혐의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업계는 재발을 막기 위한 엄중한 수사를 호소하고 나섰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5일 대구경찰청과 대구시, 농림축산식품부에 '축산농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서 엄중히 처벌해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축산관련 단체 협의회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축산물시장 개방, 국제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사료비 부담 등으로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산농가들이 피땀 흘려 기른 가축을 공영도매시장에서 절도한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혔다.

대구축산물도매시장은 3만7천579㎡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7천272㎡의 건물로 지난 2001년 5월 검단동의 현 자리로 신축'이전했다.

하루 소 160마리, 돼지 1천100마리를 도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월평균 소 700~900마리, 돼지 1만7천~1만8천 마리를 도축해 유통하고 있다. A산업은 대구시로부터 2019년까지 이곳 도매 법인으로 지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고기 밀반출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면 범죄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전국의 다른 축산물도매시장에서도 유사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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