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유도무기 60% 생산, 경북 구미
3천여 개 방산기업 있어 상생 효과
기품원 신뢰센터 입지 선정 공정을
근무 중 사망했다는 의미의 '순직'을 적과의 전투에서 숨졌다는 '전사자'로 바로잡는 데 13년이나 걸렸다. 2002년 월드컵 열기와 햇볕정책을 편 김대중정부의 '먼저 쏘지 말라'는 교전 수칙, 그리고 북한이 공격해올 리 없다는 맹신 위에 확실한 북 도발 첩보까지 무시해버린 우리 군의 오류가 아까운 청춘들을 죽음으로 내몬 제2연평해전.
몸에서 무려 3㎏이 넘는 포탄 조각이 수습됐던 제2연평해전 참수리 357정의 희생자 고(故) 박동혁(의무병) 병장의 사망 보상금은 3천여만원에 불과했다. 다른 이들도 비슷하다. 제2연평해전 희생자 6명과 부상자 18명의 유가족과 지인들은 국가로부터 지금껏 외면받아 비참했고, 세월호 희생자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망보상금으로 억장이 무너져도 말도 못하고 살았다. 나라를 위해 희생했기에, 그 희생을 말로 따질 수 없어 오히려 입을 닫고 살았다.
'31분의 교전' 제2연평해전의 실상은 클라우드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하여 겨우 스크린에 담겼고, 잊힐뻔한 '대한민국 6용사'들은 다시 살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북한군 경비정 등산곶 684호가 대전차 로켓포와 함포로 우리 초계정 참수리호를 정조준하고 선제공격을 했는데도 38명 사상에 반파 당한 패전으로 평가받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우리 해군의 군인정신이 빛난데다 저들의 무기가 재래식이었던 탓도 있다.
사실 걸프전에서 미군이 최소한의 군비를 들이고도 승리한 배경은 첨단화된 무기의 덕이다. 당시 미군은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뿐만 아니라 울퉁불퉁한 사막을 내달리는 '사막의 폭풍' 작전을 수행하면서 자동조준 장치로 무장한 최신 전차를 선보였다. 자동조준 장치로 무장한 전차 기갑부대를 투입한 미군은 결코 목표물을 놓치는 법 없이 이라크의 수백 대 전차를 초토화했다. 미군은 단 4대의 전차만 부서졌다.
'무기의 첨단화'가 현대전의 승리를 좌우하기에 자주국방을 내건 우리 군도 무기 현대화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에는 우리가 개발한 잠수함 공격 어뢰 홍상어의 명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결함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그래서 보완책으로 나온 것이 센서를 단 국산 유도무기의 신뢰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안전성을 검증할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의 신뢰성센터 구축 사업이다.
이 국방기술품질원 신뢰성센터는 유도탄과 화생방 무기와 같은 군사무기에 대한 성능과 품질을 시험 평가하는 전문기관이다. 400억원 이상을 투입하여 연구동과 시험동을 갖추게 된다. 이미 6월 초 대전시와 구미시가 설명회에 참석했고, 지난주 목요일에는 경상북도의 추천을 받은 구미시가 2차 설명회에 참석하여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기 위해 공정한 룰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화생방이나 유도무기는 폭발물 시험을 하지 않더라도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안전성과 보안성이 중요한 선정기준이 되어야 한다. 신뢰성센터에는 시험을 위한 저장시설인 탄약고도 있어야 한다. 이미 3천여 개의 방산기업이 있는 경북 구미는 국내 유도무기의 60%, 탄약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예정 부지도 안전성과 보안성 그리고 가격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조건이 평가돼야 하는데 빠져 있다.
또한 경북 구미는 유도기술과 직결되는 센서 전공자들이 경북대와 금오공대 등에서 배출되고 있어서 연구진 확보와 업무 수행 효율성에서도 탁월하다. 어떤 공모이든 미리 답을 정해놓고, 형식만 공모로 진행하는 '답정너'(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답만 말해)식은 곤란하다. 과다한 정성 평가와 내부직원 평가자 포함은 지양돼야 한다. 낙동강 방어선 구축으로 6'25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경북 구미에 국방기술품질원 신뢰성센터가 유치되기를 희망한다.
심의실장 겸 특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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