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병열 'Flow-잃어버린 파랑을 찾아서'전-내달 2일까지 영천 예술창작스튜디오 거인

주전자·옷걸이·캔버스에 물감 적신 후 마르면 또 담가 작업…파랑+흰색 절제의 美

노병열 작
노병열 작 '주전자의 꿈'

미니멀 아트란 '최소한의 예술', 즉 표현을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작품의 형태·색채·구성 등을 극히 단순화해 기본적 요소까지 환원해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미니멀 아트는 사물의 근원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와 곡선보다는 간결한 직선을, 다양한 색채보다는 단순하고 정리된 색채가 어우러져 작품을 만든다.

노병열 작가는 미니멀 아티스트로 분류된다. 이달 4일부터 영천 예술공간 거인(영천시 청통면 청통초등길 35)에서 열리고 있는 노 작가의 'Flow-잃어버린 파랑을 찾아서'전 작품 역시 언뜻 보면 정사각형과 직육면체, 그리고 흰색과 파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형태와 색의 환원 측면에서 본다면 그는 분명히 미니멀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태와 색의 환원'이라는 표현방식을 선호한 것이지 사물 자체가 목적이었던 과거 미니멀리즘의 제작 의도와는 구별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미니멀 아트라는 수식어를 떼고 감상할 필요가 있다.

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전자의 꿈'과 '걷기 & 치유' 'Two-Way Box' 등 3가지 주제의 작품을 선보인다. 노 작가는 1999년부터 시작된 고드름 시리즈부터 2005년 이후 물결 시리즈(Wave series)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생활도구(주전자, 옷걸이, 냄비 등)나 캔버스를 물감에 담가 꺼내고 마르면 다시 물감에 담그는 행위를 반복해 만들어지는 고드름 형태를 통해 인공적인 물질과 자연현상을 결합한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도 작품이 매달리고, 그려지고,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작품은 단순히 관람객의 시선을 기다리는 오브제가 아니다. 예술공간 거인의 과거와 대화를 시도하는 매개물이다. 그곳은 잉여물이 산을 이루던 곳, 인간의 끝없는 물질적 욕망이 가득했던 냉동창고였다. 그곳이 자연의 에너지를 품은 곳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하윤주 씨는 "파랑이 스며든 흰색처럼, 흰색이 스며든 파랑처럼, 땅과 나, 하늘과 나는 서로 대상이나 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보는 하나의 경험, 하나의 사건을 만나 새로운 존재, 파랑(꿈, 생성, 생명, 희망 등)이 되어간다"고 말했다. 전시는 수~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월 2일(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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