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온 뒤 쑥쑥, 더 힘센 삼성…주전 줄부상 넘을 수 있나

7일 현재 77경기를 치른 삼성 라이온즈는 올 들어 상대팀과 예정된 3연전을 모두 소화한 게 19차례다. 반면 9차례는 우천 탓에 2연전만 치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삼성이 우천 취소 다음 경기에서 높은 승률을 거뒀다는 점이다. 시즌 승률 0.597보다 훨씬 높은 0.778(7승 2패)다. 비가 내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치른 경기에서 진 것은 5월 5일 목동 넥센전, 6월 16일 대구 두산전 등 2차례뿐이다.

이런 결과는 삼성 선발진의 고령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지는 30대 선수들이 주축인 만큼 비가 체력적인 면에서 '보약'이 됐다고 추론할 수 있다. 삼성에서는 이승엽(39), 박한이(36), 채태인(33), 최형우(32), 박석민(30) 등 핵심 전력 가운데 5명이 30대이다.

7일 내린 비도 삼성으로서는 반가울 듯하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격수 김상수는 3일, 우익수 박한이는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특히 4일 경기 도중 도루를 시도하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박한이는 최소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1루수 채태인은 허벅지 통증으로 선발 출장이 어렵다. 또 투수 중에서는 '필승조' 심창민이 지난달 24일 왼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안지만'임창용에 앞서서 6, 7회를 맡을 투수가 없어 고민이 크다"는 것이 류중일 삼성 감독의 하소연이다.

다만, 삼성의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31)에게는 비 소식이 서운했을 법하다. 삼성은 피가로의 생일인 이날 경기에 앞서 그의 아내, 애나 마리아가 시구자로 나서는 '깜짝 축하 이벤트'를 마련했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피가로는 9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장맛비 탓에 8일 경기의 상대 선발 투수가 채병용에서 김광현으로 바뀐 것도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럽다. 채병용은 삼성전 3경기에서 2승(1선발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7.71로 높았다. 반면, 김광현은 삼성전 2경기에서 1승과 평균자책점 0.64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삼성은 SK전 등판이 처음인 타일러 클로이드(6승 4패'평균자책점 3.74)로 맞불을 놓는다.

최근 4년간 삼성은 '여름 사자'로 불릴 만큼 더위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올해도 이달 3~5일 LG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다시 벌려 놓았다. 이 기간에 삼성은 리그 1위인 팀 타율을 0.291에서 0.296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이 SK와의 2연전(8'9일)을 싹쓸이한다면 독주 태세를 굳히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치열한 선두 다툼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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