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 손님·러덜리스·우먼 인 골드

◆손님

쥐 떼 쫓아주면 목돈 준다는 말에 피리 불지만…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호러영화. '손 없는 날'의 토속 민간신앙과 서양 전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결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동화적인 분위기와 음산함이 공존한다. 1950년대의 어느 날, 떠돌이 악사 우룡(류승룡)과 영남(구승현) 부자는 서울로 가던 길에 우연히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 들어선다. 시끄러운 바깥세상과 달리 촌장(이성민)의 강력한 지도 아래 모든 게 평화롭고 풍족한 마을이지만 단 하나, 시도 때도 없이 출몰하는 쥐 떼들이 골칫거리다. 쥐 떼를 쫓아주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영남이의 폐병을 고칠 목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우룡은 피리를 불어 쥐 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촌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우룡을 빨갱이로 몰아세운다. 촌장의 계략에 휘말려 모든 걸 잃은 우룡은 처절한 복수를 준비한다. 영화는 쥐 떼와 촌장 캐릭터를 한국 근현대사 속에 위치시킨다. 그리고 가짜 무녀 미숙(천우희)이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강화한다.

◆러덜리스

죽은 아들 그리워 자식 또래와 밴드 결성

'파고' '매그놀리아' 등 주로 미국 인디영화에 출연했던 연기파 명배우 윌리엄 H. 머시의 연출 데뷔작. 샘(빌리 크루덥)은 잘나가던 광고 기획자였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과거를 숨긴 채 요트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클럽에 갔다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션이 꿈인 소심한 청년 쿠엔틴(안톤 옐친)은 샘의 노래에 반해 함께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샘은 우여곡절 끝에 아들 또래의 멤버들과 러덜리스라는 4인조 밴드를 결성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시작이었지만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매력적인 노래에 밴드는 점차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들의 곡들이 사실 세상을 떠난 샘의 아들이 만든 노래라는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처음에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음악영화처럼 보이지만, 후반부를 향하면서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의 죽음 이후 남겨진 아버지의 비밀과 슬픔이 부각되는 진지한 드라마가 전개된다.

◆우먼 인 골드

구스타프 클림트 그림 찾기 위한 8년 투쟁

구스타프 클림트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아델레를 모델로 그린 그림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을 그녀에게 선물한다. 하지만 아델레가 죽고 난 뒤 남편 페르낭드는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 정부에 그림을 몰수당하고, 이 그림을 조카들에게 남긴다는 유언만을 남긴 채 생을 마감한다. 세월이 지난 1998년, 노년기에 접어든 아델레의 조카 마리아 알트만(헬렌 미렌)은 젊은 시절 추억이 담긴 그림들을 되찾기 위해 8년간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외롭고도 긴 싸움에 돌입한다. 변호사 랜디 쇤베르그(라이언 레이놀즈)는 처음에는 회의적으로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건에 빠져든다. 영화는 세계적인 화가 클림트의 대표작이며 경매가 1천500억원의 최고가 그림이자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에 얽힌 한 여인의 실화를 그린다. '메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로 알려진 사이먼 커티스 감독은 영국의 BBC가 방영한 마리아 알트만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매료되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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