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절도혐의로 복역 후 출소한 A(40) 씨. 지난달 11일 오전 10시쯤 대구 남구 한 주택에 침입해 안방 서랍장에 있던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18장과 현금, 귀금속 등 3천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출소 한 달여 만에 또다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이다.
현금을 모두 사용하자 A씨는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어떻게 쓸지 고민했다.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사용 시 신분증을 확인하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떠올린 곳이 '대형병원'이다. 의사로 신분을 속이면 수표를 사용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오후 1시쯤 중구 한 대학병원을 찾은 A씨는 병원 8층의 원목실에서 의사 가운을 훔쳐 입었다. 신앙생활 공간인 원목실은 진료실이나 병실과는 달리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씨는 그곳에서 상품권 판매업자 B(51) 씨에게 "의사인데 바빠서 그러니 병원으로 1천200만원어치 상품권을 배달해달라"고 전화를 걸어 상품권을 건네받았다. A씨의 예상대로 신분증 검사도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상품권 대금으로 자기앞수표 1천100만원을 건넨 뒤 뒤 나머지 50만원을 가져다주겠다며 판매업자를 기다리게 한 뒤 사라졌다. 그가 의사라고 믿었던 B씨는 결국 수표가 도난된 것임을 알고는 대구중부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 추적으로 검거돼 9일 절도혐의로 구속된 A씨는 "평소 빚으로 채권자들의 독촉을 받았고 이를 갚기 위해 주택에 침입해 절도를 저질렀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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