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이하 성서산단). 왕복 4차로를 달리던 대형차들이 산업단지로 들어서자 골목 입구에 줄줄이 선 덩치 큰 트레일러들 때문에 거북이걸음으로 변했다. 서대구산업단지(이하 서대구산단)와 대구염색산업단지(염색산단)도 상황은 비슷했다. 길이 좁아 화물차 교행이 어려웠고, 공장 담장 옆에는 제품들이 쌓여 있었다. 성서산단의 한 금속 제조업체 관계자는 "거래처 업자들이 주차할 곳이 없다며 방문을 꺼린다. 땅값은 크게 올랐는데 매출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주차공간뿐 아니라 사업성을 높여줄 교육'제도'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로 같은 산업단지, 이렇게 바뀌어요
대구 산업단지가 묵은 때를 벗는다.
염색'서대구'성서산단 등 3곳이 이달 10일 정부의 노후산단 경쟁력강화사업 대상으로 선정(본지 11일 자 1면 보도)됨에 따라 산단 입주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재생단지로 선정된 염색산단에 총사업비 1천898억원(국비 540억, 지방비 438억, 민자 920억원)을 투입해 주차타워 3곳(3천여 대 규모), 공동물류센터 2곳, 공용 근로복지관 등을 들일 계획이다.
도로 위에 불법으로 쌓아두던 물류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고, 공용 근로복지관에는 회의실과 은행, 헬스장, 음식점 등을 지어 근로자 편의를 돕는다. 정동석 염색산단관리공단 기획관리본부장은 "재생사업과 더불어 염색 폐수 슬러지 저감 및 재이용 사업, 대기'악취 개선 사업 등도 추진해 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혁신단지로 선정된 서대구산단은 2000년 무렵 대규모 섬유공장들이 이전한 이후, 필지가 잘게 쪼개지고 업체당 종사자가 급감해 입주기업 영세화가 심화한 상황이다. 시는 이곳에 혁신지원센터를 세우고 R&D 역량을 지원해 업종 고부가가치화를 도울 계획이다. 앞서 정부의 승인을 받은 노후산단 재생사업을 통해 도로 확대, 주차장 신설도 병행한다. 총사업비 1천870억원(국비 420억, 지방비 290억, 민자 1천160억원)이 들 것으로 보이며, 현재 부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근로자 건강지원센터와 공동기숙사, 서대구 근로종합복지관 등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성서1'2차산단에 사업비 930억원(국비 315억, 지방비 395억, 민자 220억원)을 들여 도로를 소폭 확장하고 주차공간을 마련한다. 근로자 복지'문화 공간으로 복합커뮤니티건물과 기숙사도 짓는다. 이곳에는 회의실과 정부 지원을 받는 지식산업센터, 기업인 전용 회의실 등을 들일 계획이다. 성서산단은 앞서 지난해 12월 일반 산단 최초로 혁신산단으로 지정된 만큼 대구 경제혁신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일하기 좋은 산단, 업체들 반색
입주 기업들은 반가운 기색이다.
염색산단 내 한 염색 가공 후처리 기업 관계자는 "차댈 곳이 없어 사무실 앞에 도착하고도 10여 분을 헤맬 때가 잦았다. 이런 불편이 사라진다 생각하니 속이 다 시원하다"며 "앞으로는 우리 회사를 찾은 거래처 화물차에서 원단을 내릴 때도 길 한가운데 차를 세워 다른 차량의 통행을 막는 일이 없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 2차산단 한 금속가공업체 대표도 "사업 혁신이나 수출 계획을 세우려 해도 어디에 어떻게 도움을 청할지 몰랐는데 산단 내에서 지원 전문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살 길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각 산단 관리공단과 공동으로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2017년부터 단계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노후화로 경쟁력이 약해지는 이들 도심권 산단 3곳, 그리고 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제3산업단지의 공간을 재편해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들이 요구하는 시설을 지원하겠다"며 "산업과 문화, 주거가 공존하는 도시형 복합산단으로 리모델링하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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