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혈당 관리

낮아도 문제 높아도 문제…조절 잘 해야 합병증 늦춰

박근규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경북대 병원 제공
박근규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경북대 병원 제공

#저혈당 간식·음료 갖고 다녀야

#8시간 금식 후 126㎎/㎗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 높아

#살빼기 위해 굶다간 저혈당 위험

혈당은 혈액 속에 포함돼 있는 포도당을 의미한다. 혈당은 뇌와 적혈구의 에너지원이 되며 당의 소비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혈액 내에서 적절한 정도가 유지된다. 혈액에 함유된 포도당 농도는 70∼110㎎/㎗ 정도다.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되면 당뇨병으로 진행돼 갖가지 합병증을 유발하고,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오거나 경련,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저혈당과 고혈당

저혈당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너무 많이 쓰거나 투여 시기가 잘못됐을 경우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사량이 불규칙하게 줄어들거나 운동을 심하게 해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간이나 신장, 심장 질환이나 심한 감염증, 영양실조 등의 질환이 있거나 호르몬 결핍이 있는 경우에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배가 고프고 온몸에 떨리는 느낌이 들며 식은땀이 난다. 현기증이나 피로감이 오고 심장이 뛰며 입술 주위나 손끝이 저리다. 심하면 발작이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달콤한 탄산음료나 오렌지 주스, 설탕, 사탕 등을 먹으면 대개 회복된다. 인슐린을 맞는 당뇨병 환자는 응급용 당분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혈당은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8시간 이상 금식한 후 측정한 혈당이 126㎎/㎗을 넘는 경우에는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제1형 당뇨병과 간, 근육, 지방 등의 조직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제2형 당뇨병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95%는 제2형 당뇨병이다. 당뇨병이 발병한 후 혈당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신부전이나 당뇨망막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과 관상동맥질환, 뇌경색 등 대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생활습관 먼저 개선해야

적절한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저혈당증을 앓은 적이 있거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분이 있는 간식이나 음료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 당뇨병은 적절한 운동과 식사조절이 치료의 기본이다. 우선 비만인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5~10% 정도 감량해야 한다. 체중 감량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고, 당뇨병 합병증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운동 역시 혈당 조절을 돕고 체중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1주일에 최소한 4일, 150분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인슐린이나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운동 전후에 혈당 측정이 꼭 필요하고, 운동 전 혈당이 100㎎/㎗ 미만이라면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도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규칙적인 식사다. 살을 빼기 위해서 굶는 행동은 저혈당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식사는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채소 위주의 식사가 좋고, 혈당지수가 높아 혈당을 빨리 올리는 면류나 케이크, 탄산음료, 흰 쌀밥 등은 피해야 한다. 단백질은 포화지방이 적은 물고기나 달걀흰자, 콩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박근규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 중에 목표 혈당치에 도달하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에 못 미친다"면서 "엄격한 혈당 조절은 다양한 당뇨병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고 발생한 합병증의 진행도 느리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박근규 경북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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