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민간요법에서 연구'개발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한의 현장의 다양한 임상 기법을 수집'분석해 한의학 과학화를 실현코자 합니다."
2006년 경산에 문을 연 '한국한방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올해 개소 10주년을 맞았다. 보건복지부와 대구시'경상북도가 한방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공동 출연해 설립한 진흥원은 내년 1월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기관으로 전환하는 의미 있는 시기를 맞고 있다.
작년 10월 취임한 신흥묵 진흥원장은 "국가기관으로 전환되면 현재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한의학 산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민족의학인 한의학은 국가 정책이 뒷받침되어준다면 유망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한방 산업화의 여러 과제 중 휴대'복용이 쉬운 한약 개발과 중증질환 분야 한의 신약 개발을 꼽았다. 한약 하면 으레 탕약을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휴대'보관이 편한 알약이나 시럽 형태가 등장했다. 이런 신형 한약은 시민들이 한의원을 더 친근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게 신 원장의 생각이다. 아울러 아토피 등 기존 신약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 분야에서 한약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임기(3년) 동안 빅 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한의학을 과학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곳곳의 한의원과 한의대 병원에는 다양한 처방과 임상 정보가 축적돼 있습니다. 그러한 데이터를 수집해 일정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어떤 질병에 어떤 약재, 침이 효과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밝혀내는 것이죠. 한의학의 표준화, 근거 중심 의학화를 이룸으로써 한의학 세계화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는 한의학 분야의 임상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임상정보화센터'를 구축한 후, 센터와 멤버십을 맺은 한의사들이 진료 지침을 참고하거나 거꾸로 피드백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신 원장은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객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약침'약재 규격 표준화 사업처럼 '혈' 자리에 주사액을 넣는 식의 변화가 한의학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는 또한 이른바 민간요법으로 회자하는 자가 치유 성공 사례를 수집'분석해 과학적 근거를 더함으로써 유의미한 한방 정보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에선 이미 민간요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가칭 '자가 민간 치유정보화 사업'을 통해 민간요법을 자원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 원장은 "한의약은 인력'의술은 우수하지만, 산발적이고 중복적인 사업 추진으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며 "내년에 진흥원이 국가기관으로 승격하면 한의약산업의 중추기관으로서뿐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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