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 외주사 공개경쟁 선정…권오준 회장 비상경영 선언

포항제철소 60개사 후폭풍…1년 단위 경영 성과 재계약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오후 4시 한국거래소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기업설명회에서 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지난 5월부터 준비한 외주파트너사(이하 외주사) 선정 방식 변경 등 고강도 비상경영 쇄신안을 발표한다. 이날 내용은 구매 및 외주사 공개경쟁 원칙 도입과 자산매각 등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주사(포항제철소 60개사'광양제철소 49개사) 선정 방식이 공개경쟁 원칙으로 전환될 경우, 지역 경제계에는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3면

창립 47년 만에 틀을 바꾸는 외주사 선정 원칙은 철저한 경영개선 계산 안에서 투명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포스코 임원 출신' '정치권 영향' '지역 토호' 등은 철저히 배제하고, 신규 업체뿐만 아니라 기존 외주사도 이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일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기존 업체의 반발은 있겠지만, 포스코는 건전한 기업경영을 위해 '어려워도 단호하게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아버지와 아들로 이어지는 경영권 세습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 점을 들어, 정상적인 업무협력이 아닌 정치권, 토착세력 등 외부 입김을 타고 세습 혹은 특혜를 입은 업체에 대해 협력관계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또 일부 외주사를 포스코 퇴직 임원들의 자리 보존을 위한 회사로 만들거나, 학연'지연 등을 앞세워 일감을 따내는 행위 등 기존 관행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칠 방침이다.

이번 외주사 선정 방식 변경은 사업 규모가 큰 포스코 특성상 외주사와의 불투명한 거래가 상존해 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아 회사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정치권, 토착세력 등이 포스코와 외주사의 관계를 약점 잡아 외압을 넣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도록 이를 뿌리 뽑겠다는 뜻도 숨어 있다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포스코가 변경된 외주사 선정 방식을 본격 시행하면 1년 단위로 경영 성과를 평가해 재계약하게 되고, 지역협력 차원에서 공모를 통해 뽑힌 경영인에 대해서도 '최대 3년 연임'만 허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현재의 외주사 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외주사 중엔 제철소 설비 초기부터 일감을 받아온 오너 중소기업이나 포스코 사업 부문이 분사한 회사 등 종류가 다양한 데다 기존 업체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 포스코와 상호협력하며 일할 수 있는 최선의 기업을 파트너로 선정하겠다. 이를 통해 30% 가까운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협력업체 선정 과정의 잡음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업체의 반발은 있겠지만, 포스코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에서 신뢰와 윤리성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첫걸음이 외주사에 대한 선정 방식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경영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별 쇄신안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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