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경상도권 시각과 사고로 선거마다 이겼나
텃밭 홀대하는 오만, 선거에서 대가 치를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 대구경북의 분노를 사고 있다.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이 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영남지역 특히 대구경북임에도 이를 철저히 무시하는 배은망덕이자 자기부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제가 임명할 수 있는 모든 당직을 '비(非)경상도권' 인사에게 맡기겠다. 새누리당은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다'라고 항상 생각해왔다.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갖고 선거를 봐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같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궤변이다.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가져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발언은 그 극치다. 새누리당은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두 차례의 대선을 포함, 크고 작은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그 이유가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가졌기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음은 김 대표 스스로도 잘 알 것이다.
영남지역은 선거 때마다 현 여당에 '몰표'를 안겼다. 그 때문에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들었다. 이런 현상이 오래 계속되면서 대구경북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백번 절을 해도 부족할 만큼 고마운 일이다.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제 앞으로는 영남지역에 표를 달라는 소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상도 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라는 발언도 헛웃음을 자아낸다. 경상도 의원은 경상도 유권자가 선택한 대표다. 그중에는 자질이나 의정 활동, 정치력 등에서 기대 수준에 못 미친 의원도 있을 것이다. 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상도 의원 전체를 '동메달'로 규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경상도 유권자들의 선택 전체를 '동메달'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상도 유권자의 선택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다. 경상도 의원이 동메달인지 아닌지는 오직 지역 유권자가 판단한다. 김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영남이 지역구인 김 대표 역시 동메달이다. 김 대표를 뽑아준 유권자는 뭐라 할지 궁금하다.
당직에 경상도권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발언도 그렇다.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이라면 누구를 앉히든 그것은 대표의 권한임은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경상도권 인사 배제의 이유가 '탕평'(蕩平)이라는 점이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경상도권 인사만 배제하면 무조건 탕평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탕평이 아니라 신종 '지역 차별'이다. 진정한 탕평은 출신 지역을 가리지 않고 두루 인재를 구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탕평의 뜻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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