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캠핑 장소를 고르기 쉽지 않은 초보 캠퍼에게 접근성, 청결, 편의성 등등을 만족시키는 캠핑 장소라면 오토캠핑이 좋겠다. 오토캠핑장을 고를 때 몇 가지만 고려하면, 그리고 너무 큰 환상만 갖지 않는다면 오토캠핑도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높아진 안목에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캠핑 장비의 구색을 갖췄으니 열심히 본전을 뽑기 위해 돌아다녀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보 캠퍼에게는 매번 캠핑 장소를 고르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어린 자녀와 근거리에 위치할 것'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그 선택지는 더 줄어들게 된다. 접근성과 청결, 편리,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적절히 만족시킬 수 있는 캠핑 장소라면 일단은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오토캠핑장은 차량을 이용하여 장비와 인원을 수송하여 캠핑을 즐기는 방식에 최적화된 시설로 보통 정해진 구역 안에 주차와 텐트를 구축하고, 공동 개수대, 화장실, 샤워시설, 매점, 전기 사용 등 편의시설을 갖춰 놓은 캠핑장을 말한다. 최근에는 난립했다고 할 만큼 그 수가 많아졌다. 캠핑장들 사이에도 여러 편차가 존재하므로 오토캠핑장을 찾을 때는 홈페이지나 캠핑 동호회의 이용 후기를 최대한 참고하여 옥석을 가리고, 참여 인원과 캠핑의 성격을 고려하여 캠핑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캠핑이라면 자체 물놀이 시설 또는 적합한 수질과 수심의 하천을 갖춘 곳을, 여러 팀이 모이는 어른들 위주의 소란스러운 조합이라면 다소 시설이 빈약하더라도 캠핑 사이트 사이 간격이 멀찍한 큰 규모의 캠핑장을, 노약자를 동반한다면 캠핑장과 펜션, 민박을 함께 운영하는 곳을 택하는 등 캠퍼 구성원들의 특성과 캠핑의 목적을 고려하여 장소를 선정해야 불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캠핑장을 선정했다면 같은 캠핑장 내에서도 사이트 위치에 따라 차량 진입이 불가하여 손수레로 짐을 날라야 한다거나, 조경과 나무 그늘 여부, 인접한 화장실이나 개수대의 악취, 어린이 놀이시설의 소음 등 여러 변수가 있으니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고, 먼저 이용해 본 동호인들의 경험을 참고하여 소위 명당이라 불리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여기까지는 캠핑장 선택 시 고려할 여러 조건들을 정리해 보았고, 실전에 들어가서 막상 이번 주말에 이렇게 어렵게 선정한 캠핑장을 예약할라치면 이미 만석이 되어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대부분의 오토캠핑장이 예약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탓에 일찌감치 일정을 잡아 장소를 확보하지 않는 한 즉흥적인 캠핑은 사실 쉽지 않다. 이럴 경우, 운이 따라야 하지만 예약 취소에 의한 공석이 적지 않게 생겨나므로 수시로 확인하여 취소분을 확보하거나, 사설 캠핑장의 경우 정해진 구역 외에 관리자 재량으로 캠핑이 가능한 곳을 내어주는 일이 더러 있으니 너무 낙담 말고 캠핑장 관계자와 절충을 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물론 권장은 하지 않는다) 많은 캠핑 동호회에서 지역 캠핑장 예약권을 양도, 양수하는 게시판을 따로 운영하기도 하니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이도 저도 어렵다면 나머지 일부 선착순제로 운영되는 오토캠핑장들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들 역시 주5일 근무 시대에 걸맞게 금요일 오후부터 좋은 자리들은 이미 예약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토요일 일찍 부지런을 떤다면 주말의 즐거움을 누릴 장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노천 야영에 비하면야 오토캠핑장이 기반 편의시설을 갖추었다고는 하지만 실내보다 거칠고 불편하단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특히 여름의 더위와 벌레 등 불쾌유발 요소는 노지 캠핑이나 오토캠핑장이나 똑같이 적용되므로 너무 이상적인 힐링, 여유로움을 기대한다면 실망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더위는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감수한다 치고, 오토캠핑장은 다수 이용객들이 이용하기에 서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다면 모처럼의 캠핑에서 기분까지 상해 돌아올 수 있으니 주의를 필요로 한다.
심야의 도를 넘은 소음이나 사이트 구역을 스트링이나 기타 장비가 침범해 불편을 주는 사례, 장작불 사용 시 불씨나 연기가 날아가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자주 있는 다툼의 원인이다. 타 이용객이 지나치게 불쾌함을 야기할 경우 직접 나서서 제재를 하기보다는 관리자에게 지도를 요청함이 우선이다. 굳이 캠핑장 에티켓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인 사람 간의 예의와 통념의 규칙을 지켜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혹자는 더러 오토캠핑장을 닭장이나 온실에 비유하여 조소하기도 하지만 오늘날 캠핑의 인기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함은 무시할 수 없다. 큰맘 먹고 많은 불편함을 감내해야 했던 과거의 마니아 적이고 마초적인 야영에서 어린 아이들과 여성 캠퍼들까지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으니 말이다.
적당한 야생스러움과 적당한 편리함의 경계에 있는 오토캠핑장은 간편한 준비로 캠핑이란 일탈을 즐길 수 있는 빠른 창구일 것이다.
김정기(캠핑 동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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