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종합상황실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인 곳이다. 112 신고를 어떻게 해야 신속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먼저 신고자가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112 신고를 접수하는 대구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신고 전화 한 통 한 통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를 위해 24시간 항상 긴장하면서 근무하고 있다.
'따르릉' 또 한 통의 전화가 112종합상황실로 걸려왔다.
"112 경찰입니다."
"빨리요, 빨리요!"
신고자는 다급하게 말한다.
"무슨 일입니까? 위치를 말씀해 주세요."
신고자를 상대로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고자 하는 경찰의 간절함에도 불구하고, "빨리요, 빨리…"라는 말만 남긴 채 신고자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끊어 버린다. 순간 대구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긴장감에 싸인다. 신고내용을 반복해서 들어 보며 미처 확인하지 못한 장소 등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지만, 신고자는 "빨리요, 빨리…"란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휴대폰의 위치 추적을 통해 관할 경찰서에 휴대폰 기지국 주변을 수색하게 했다. 휴대폰의 위치 추적 범위는 기지국 주변 50m에서 1㎞ 가까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로의 출동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기지국 주변 수색 실시 과정에 신고자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던 중 30여 분만에야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가 파악됐다. 기지국 주변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신고자를 만나봤더니 애인 사이인 신고자와 남자 친구가 사소한 다툼 중 신고자가 자기 분에 못 이겨 흥분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한 문제없이 무사히 긴급사건을 해결하여 다행이라는 안도의 숨을 돌리기 무섭게 또 다른 신고 전화가 걸려온다.
"112 경찰입니다."
"빨리 와주세요. 남편이 칼을 들고 위협하고 있어요. ○○아파트 ○○동 ○○○호!"라고 말을 한 후 끊어버린다. 정확한 위치 등을 질문할 여유조차 없이 칼을 들고 위협 중이라는 신고자의 절박함만을 느낄 수 있는 상태이기에 112종합상황실은 또다시 긴장 상태로 빠진다.
상황이 긴급하다고 판단, 즉시 중요 사건으로 접수하고,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우선적으로 확인된 기지국 주변으로 경찰관을 출동시켰다. 그리고 신고 내용을 재점검하며 기지국 주변에 신고 내용과 비슷한 명칭의 아파트가 있는지 기지국 위치를 중심으로 반경을 넓혀가면서 확인했다. 결국 기지국 반경 500m 주변에 신고자가 말한 아파트 명칭과 유사한 아파트를 확인하여 경찰관을 출동시켰고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가 확인되는 기지국 반경을 중심으로 유사 명칭 아파트를 검색하여 위와 같이 한 곳이 검색되어 다행히 신속한 구조가 가능했으나 이 같은 경우는 특이한 경우다. 유사한 명칭의 아파트가 여러 곳이 있을 경우에는 일일이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해야 하기에 다음 날까지 수색해 겨우 확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신고자는 112 신고를 하면 항상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하기에 당연히 신고자가 위치한 동네 파출소나 지구대로 접수되는 줄 알고 아파트 동호수만 알려주는 신고자들이 많다. 하지만 경찰은 대구지역 모든 신고를 대구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서 접수한다. 그래서 정확한 주소를 말해야 인근 경찰 지구대나 파출소로 출동 지령을 보낼 수 있다. 또 휴대폰으로 112 신고를 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휴대폰 위치 추적은 최소한 몇 십m에서 몇 백m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속한 경찰 출동 및 경찰력의 분산을 막고 급박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112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고자의 장소를 찾기 위해 허비되는 시간 및 경찰력은 경찰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다른 신고자에게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112 신고는 어떻게 해야 신속한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먼저 신고자가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신고자가 위치한 장소가 '○○구 ○○동 ○○번지 ○○아파트 ○○동 ○○호'라는 식으로 정확한 위치를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모를 경우에는 주변에 위치한 건물이나, 식당 상호, 또는 식당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 등을 알려주어도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살인, 강도, 절도 등 다양한 범죄에 따라 대응 방법도 차이가 있으므로 피해 상황 및 피해자 상태 등을 정확히 전달할수록 경찰의 빠른 대처를 기대할 수 있다. 피해 상황이나 범인 수, 도주 방향 등을 전달해주는 일도 올바른 신고의 예이다. 만약 핸드백을 빼앗겨 신고한다고 한다면 "검정색 ○○브랜드 가방에 크로스 형태의 끈 달린 것인데, 그것을 빼앗아 아래쪽으로 뛰어 내려갔어요"라고 신고하면 올바른 신고라고 할 수 있다.
112 전화 신고 외에도 다양한 신고 방식이 존재한다. 우선 문자 신고도 가능하다. 수신번호 112로 자신의 상황과 위치를 전송하게 되면 전화로 신고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범인과 근접한 거리에 있거나, 통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박만덕/대구경찰청112종합상황실 상황2팀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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