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훈(대구 달서구 학산로)
며칠 전 다사 서재리에 있는 모교 총동창체육대회가 있어 난 들뜬 기분으로 버스를 타고 간다. 마침 비가 내려서 정상적으로 운영이 안 되고 두어 번 열리는데 60대인 제가 너무 경기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첫 번째 경기는 나무주걱으로 럭비공을 쳐서 되돌아오기인데 10명 중 8번 주자로 나선 내가 재빨리 역전을 시켜 그대로 진행하여 이길 수 있었다. 이어 두 번째 경기가 어린이용 훌라후프 돌리기인데 진행자가 여성 동문만 나오라고 안내하기에 내가 나서서 자신 있는 동문은 누구나 모두 나오라고 다시 요청을 하니 남 5명, 여 20여 명이 저마다 자신 있어 출전을 한다.
먼저 남자 5명이 예선을 치르는데 어린이용 훌라후프라서 너무 가벼워 잠깐이라도 실수하면 그만 탈락인지라 연습 시간에 난 2개를 허리에 걸치고 뛰면서 돌리는 묘기(?)도 선을 보인다.
곧장 시합을 하는데 진행자가 "한 바퀴 도세요"라고 하니 3명이 탈락하고 나와 후배 한 명이 남는다. 여성분도 이렇게 하여 5명이 올라온다. 결선에서 남 2명, 여 5명 모두 7명이 대결을 하는데 이번에는 2개를 허리에 걸치고 돌린다. 나도 이 분야만은 자신이 있었다. 다만 가벼운 게 염려되었다.
7명이 시합하면서 "한 바퀴 도세요" 하니 5명이 탈락하고, 나와 여성 후배가 마지막까지 남아 맞대결을 펼친다. 진행자가 몇 회이신지 묻기에 17회라 하니 동문들께 박수를 요청한다. 또 후배에게 물으니까 32회라 한다. 내 막내 여동생과 동기생이라 15살이나 손아래인지라 내가 64살이니 후배는 49살이다.
60대와 40대의 훌라후프 맞대결이 벌어지는데 나의 허리에 있는 훌라후프가 자꾸만 아래로 내려오고 난 두 무릎을 굽혀서까지 위로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가 먼저 떨어뜨리고 말았다.
역부족임을 실감했다. 나는 곧장 초교 앞 문구점에 가서 어린이용 훌라후프 2개를 사 와서 열심히 돌리며 내년 시합에 대비하여 체력을 끌어올려야지, 내년엔 꼭 이겨야지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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