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르스에 놀란 시민들 "홍콩 여름휴가 어쩌나"

'홍콩 독감' 우려 여행 취소 고민…여행사 "현지 심각한 상황 아냐"

회사원 이나래(27'여) 씨는 최근 친구 3명과 홍콩으로 가기로 했던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지난 5월 저렴한 가격에 표를 구매했지만 6월 '메르스 사태'에 이어 최근 '홍콩 독감'까지 등장하자 제주도로 여행지를 바꾼 것이다. 이 씨는 "비행기값의 10%를 취소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불안해서 홍콩 여행을 결국 취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홍콩에서 유행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홍콩으로 여름휴가를 가려던 여행객들이 고민에 빠졌다. 갑자기 홍콩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면서 여행업계는 점차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홍콩 독감'으로 주춤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홍콩 여행을 계획한 여행객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의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홍콩 여행 예약이 7월에는 거의 없었고, 8월에는 패키지 예약 5, 6건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며칠 사이 여행을 가도 괜찮은지를 묻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홍콩을 거쳐 다른 여행지로 가는 경우 직항으로 예약을 변경하고 싶다는 전화가 곧잘 온다"고 했다.

취소를 고려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7월 말 홍콩과 마카오로 여행을 계획했던 회사원 박준현(31) 씨는 3박 4일 일정을 2박 3일로 바꾸고 마카오만 다녀오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그는 "마카오도 안심할 수는 없지만 호텔과 골프장만 다녀오는 것으로 해서 일정을 바꿨다"며 "상황이 심각해지면 마카오 여행도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도 "관련 전화 10건 중 1건은 취소 요청 전화"라고 말했다.

서라벌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홍콩 독감에 대한 지침이 내려오지도 않았고 현지에 가보면 한국에서 느끼는 것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며 "메르스 공포가 워낙 강했다 보니 홍콩 독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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