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김여환 지음/쌤앤파커스 펴냄

어느 철학자는 "우리의 삶도 삶이 아닌 것, 즉 사람들이 죽음이라고 말하는 것과 대비해봐야 본모습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극배우가 연극을 마칠 때쯤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맡은 역할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처럼 호스피스 의사인 저자 김여환이 만났던 많은 사람들도 삶의 마지막 몇 시간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내고 떠났다.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죽음을 준비할 것만 같았던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기가 살아온 인생을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저자 또한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고백과 같은 이야기들에 귀 기울였다. 이 책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인생의 빛나는 순간들을 꼼꼼하게 기록한 것들이다.

예기치 못했던 사고나 질병 때문에 안타까운 이별과 슬픔이 저마다의 폐부에 깊이 새겨진 시대다. 굳이 죽음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이 만연해 있다. 우리는 과연 오늘 주어진 삶을 온전히 누리고 있을까?

저자는 "늘 도사리고 있는 재앙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살아감 속에 죽어감의 흔적을 묻히는 것이다. 내일이라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완벽하게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 오늘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심코 거칠게 한 말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알 수 없는 앞날 때문에 늘 불안해한다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보장되지 않은 내일을 위해 오늘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꾸역꾸역 유예시키고 있다면, 이 책은 지금 당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힌트를 줄 것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가 당신의 인생이기에. 260쪽, 1만4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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