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만리장성 프로젝트'] <3>경북도,중국과의 접점을 찾는다

선비촌 블루베리로드 매력 느끼는 중

경주
경주 '수리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맛보며 힐링을 만끽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 의성의
경북 의성의 '애플리즈'는 사과 수확과 사과와인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유기농 로컬푸드 관광지다.
경북도는 지역의 청정자연자원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영덕의 해상 블루로드.
경북도는 지역의 청정자연자원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영덕의 해상 블루로드.

만리장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경상북도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무엇을 가장 선호하고,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는지 분석에 나섰다. 또 경북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 중에서 유커들에게 조금이라도 감동을 던질 수 있는 소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발굴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들 대부분이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부산, 강원 등지로만 발길을 옮기는 상황에서 유커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소재가 없다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소황제 세대 겨냥한 유교 문화

"유교는 공자로부터 시작된 중국의 종교이나 현재는 우리나라가 본류가 되었을 만큼 정신'건축물'생활양식이 잘 보존돼 있어요. 유교에서 말하는 '3강 5륜'이 종교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체화돼 있습니다."

경북도 전화식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이 유교의 수도라는 점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잘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안동'영주 등에는 성리학자들의 고택이 있고, 예절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관광시설(영주 선비촌, 안동 예절학교)도 많아 경북도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산아제한정책에 따른 독자(獨子)가 많은 소황제 세대의 자녀를 둔 중국 부모들에게 유교는 매력적인 소재라는 것이다.

전 국장은 "실제 중국 관련 여행사 관계자들도 '중국의 소황제 세대들에게 유교 예절교실을 통한 부모 공경 등을 배우려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경북의 유교 문화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적극 홍보하는 한편, 유교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유기농 로컬푸드

중국인들은 불량식품 등 빈번한 음식사고로 인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수요가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 비해 강하다. 이와 함께 청정자원이나 식도락에 대한 욕구도 크기 때문에 유기농 로컬푸드를 직접 체험'시식할 수 있는 관광코스는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이 경북도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경북도가 내세우는 중국인 겨냥 상품은 경주 '수리뫼'다. 수리뫼에서는 텃밭에서 기른 무공해 채소를 활용해 김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자신이 만든 김치를 맛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자신이 직접 수확해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농촌관광(딸기, 토마토, 블루베리 등 수확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도내 시'군이 많다. 의성에서 운영하고 있는 '애플리즈'는 사과 수확과 사과와인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유기농 로컬푸드 관광 프로그램.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청정자연자원을 활용한 힐링코스

경북은 낙동강, 태백산맥, 동해 등 산'강'해를 두루 보유한 곳이다. 이런 풍부한 청정자연자원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힐링코스 상품은 매력적인 유커 대상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경북도가 내세우는 전략이다.

울진의 금강송 트레킹, 영덕의 해상 블루로드, 청송 주왕산 단풍 등은 힐링의 좋은 소재거리로 도는 판단하고 있다. 또 골굴사, 고운사, 불국사, 직지사 등에서 운영 중인 템플스테이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여행으로 지친 몸을 충전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도는 생태마을체험, 온천, 아로마테라피, 한방병원, 허브하우스, 고택체험, 힐링푸드(웰빙음식) 등도 좋은 힐링코스라고 보고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관광에 산업을 연계

최근 경북도 조사에 따르면 농촌 위주인 중국 내륙지방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발전된 산업시설 견학에 큰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 농촌지역이 몇십 년 만에 발전된 도시로 변화한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에 도는 구미, 포항, 경산 등지의 발전된 공업시설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관광상품으로도 매력을 느끼게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일환 경북도 관광진흥과장은 "경북도는 관계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포항(포스코), 구미(삼성전자'농심), 경산 등을 중심으로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포항과 경주의 가속기클러스터 등 과학 인프라의 관광자원화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인물 스토리텔링

경북도가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만리장성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중국과의 역사적 인연이 있는 도내 도시의 스토리텔링 작업이다. 조금이라도 중국과 연관이 있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을 발굴,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경주 경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최치원, 자장율사 등의 인물이 많은 만큼 이들 인물과 중국과의 인연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또 유교 문화유산이 많은 안동은 공자'맹자와 연결짓고,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도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곳으로 홍보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우리나라를 한두 번 방문한 적이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최근 불고 있는 ▷대도시보다 '속살'을 느끼고 싶어 지방도시 선호 ▷호텔보다는 전통가옥에서의 생활 추구 ▷공산품 쇼핑에서 지역 특산품 애호 등 '3탈(脫) 트렌드'에 맞춰 경북만의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 포커스를 두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경북도 김장주 기획조정실장은 "경북도청은 물론 도내 15개 시'군이 중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자매도시로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경북만의 고품격 문화체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중국 자매도시를 적극 활용한다면 경북을 중국인 관광객 천국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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