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3호선 구간에 있는 일부 학교가 도시철도 운행에 따른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북구 팔달중학교.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 건물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약 7분 간격으로 전동차 운행 소리가 복도 전체를 뒤덮었다. 2층부터 시작되는 소음은 위층으로 갈수록 심해졌고 전동차 운행 높이와 비슷한 5층으로 올라가자 소음은 절정에 달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보통 때도 소음이 수업하는 데 거슬린다. 특히 영어듣기시험 등 시험이 있을 때는 방해될까 봐 창문을 열어놓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더위에 에어컨을 자주 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창문을 모두 닫고 선풍기에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동차 내에서 학교 곳곳이 들여다보이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팔달중학교가 운행 전동차와 떨어진 거리는 25m 정도. 전동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 정도의 거리에 불과하다. 4, 5층에 올라가면 전동차가 지나갈 때 전동차 실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정도다. 5층에서 근무하는 학교 관계자는 "가끔 보면 열차 안에 승객 표정까지 다 보인다. 블라인드를 치면 되지만 여름이라 더워서 블라인드를 못 치고 있다"고 푸념했다.
매천역과 매천시장역 사이에 있는 관문초등학교 역시 비슷한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학교는 운행 전동차와 50m 떨어져 있다. 이곳 역시 예산 문제로 에어컨을 자주 틀지 못하는 데다 창문을 열면 전동차 운행으로 방해를 받아 선풍기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전동차로 인한 각종 문제로 예년과 달리 올해는 방학이 시작하기 전에도 에어컨을 자주 틀었다. 창문을 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계속 에어컨을 가동할 수도 없고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교들은 대구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팔달중 관계자는 "전동차가 아파트 근처를 지나갈 때는 사생활 보호로 창이 흐리게 변하는데 학교를 지날 때는 그런 장치가 없다. 학교 내부가 속속들이 보이니까 학생들뿐 아니라 교직원들도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최근 소음 문제로 학교를 방문해 소음 측정을 했는데 소음 규제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하지만 순간적인 소음이 발생하는 부분과 관련해 꾸준히 소음 측정을 하고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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