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엔저 등 국내외 악재로 한국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강원도를 비롯해 한국을 찾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고 일본인 관광객들도 크게 줄었다.
7월 들어 메르스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7, 8월은 한국관광의 성수기일 뿐만 아니라 강원 관광의 최대 대목이다. 관광산업이 침체될 경우 내수 부진뿐만 아니라 관광을 기반으로 한 강원도민들의 산업 기반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전망 조사에 따르면 업황 전체의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0 이하로 나타났다. 지수값이 100 이하인 경우 부정응답을 한 업체가 긍정 응답을 한 업체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실 속에 국내 여행업계는 올여름 휴가만큼은 국민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 관광지를 선택해 주길 바라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 시절 외환 보유액을 높이기 위해 온 국민이 동참했던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이 하나 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관광산업 직격탄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메르스 충격이 3개월간 지속되면 2조5천612억~4조6천366억원의 관광 지출이 감소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의 경우 질병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활동의 둔화로 이어져 내수부진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의 '2014년 국민여행 실태조사'상 국내 여행 방문지 상위 5개 광역지방자치단체인 경기(15.7%)와 서울(11.6%), 충남(10.3%), 강원(8.8%)의 경우 메르스가 창궐한 지난달 주요 관광지별 입장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각 자치단체 관광업무 담당자들은 "메르스로 인해 주요 관광지 입장객이 감소했고, 지역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만만찮다"고 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면서 7, 8월 여름 성수기가 포함된 3/4분기 역시 관광산업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원도 해변은 준비 완료
각종 악재 속에서도 강원도 내 동해안 6개 시'군의 92개 해변이 10일 일제히 개장했다. 삼척 16곳, 고성 26곳 등은 다음 달 16일까지, 강릉 20곳, 속초 3곳, 양양 21곳, 동해 6곳 등은 다음 달 23일까지 최장 50일간 운영에 들어간다.
6개 자치단체와 상인들은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관광산업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고 이제 손님만 기다리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편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다시 찾고 싶은 여름 해변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해변마다 특성화를 통해 관광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강릉시는 테마별 타깃별로 해변을 운영한다. 동해안 대표 해변인 경포해변은 가족과 청소년을 위한 해변으로 특성화하고, 주문진 해변은 해양레포츠, 연곡은 가족해변, 정동진해변은 연인해변, 소돌해변은 어린이해변으로 각각 특화했다.
이를 위해 경포에서는 세계청소년예술축제를, 주문진해변에서는 여름해변바다축제를 각각 개최한다. 동해시는 웰빙 휴양타운으로 조성하고 망상해변에 오토캠핑, 캠핑촌 등을 조성해 운영한다. 늘푸른바다예술제와 망상해변축제, 화이트견운모축제, 전국남녀 비치발리볼대회와 비치 축구대회를 유치해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속초시는 속초해변에 장애인과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 장애인'외국인 전용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등 틈새 전략을 마련했다. 그동안 부족했던 캠핑장과 샤워시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했다.
삼척시는 해양 어촌관광프로그램을 확대해 장호해변에 캠핑장을 조성하고 장호'용화'길남해변에서는 작은 음악회 등을 진행한다.
삼척해변에는 커피를 주제로 한 이벤트를 마련, 가족단위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고성군은 해양레저 스포츠 체험을 확대하고 송지호해변은 모기 없는 청정 해변이라는 주제로 야영장 주변에 데이지, 마리골드, 바질 등 모기가 싫어하는 식물을 집중 심었다. 봉수대해변에서 카누, 래프팅, 요트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해양캠프를 운영하고, 화진포해변에서 모래찜질 체험을, 삼포해변에서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완비했다. 양양군은 바가지 없는 해변을 모토로 낙산해변의 숙박업소는 가격정찰제를 실시하고 해변별로 조개줍기, 오징어 맨손잡기, 바닷속 보물찾기 등 차별화된 이벤트를 개최한다.
조상원 신형철 강원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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