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찰스턴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희생자를 위한 장례 예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러 화제가 됐다. 미국은 세계에서 대표적인 다민족 사회로 지금의 번영은 다문화 사회의 장점을 잘 융합한 결과다. 그러나 끝없는 인종적 갈등은 미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863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을 선포했다. 1963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 광장에 몰려든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나의 네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년이 지난 2015년에 성경공부를 하던 흑인 교회 교인들에게 백인 청년이 총기를 난사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의 인종적 편견이 폭력과 폭력을 발현하는 수단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끔찍한 비극이 된 사건이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그동안 단일 민족, 단일 문화권 사회로 비교적 인종적'문화적 갈등이 적었다. 그러나 우리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3D 업종 기피, 저출산 및 고령화 현상과 맞물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에 의한 강력범죄와 인종적 갈등 및 편견,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학대, 고부간 혹은 부부간 갈등,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 교육 및 양육 문제 등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올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174만 명으로 전체 우리나라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100명 중 3명꼴로 거주 외국인이다. 지난 2006년 첫 거주 외국인 인구 조사 당시 외국인 수는 54만 명 수준이었지만 매년 평균 14.4%씩 늘면서 10년도 되지 않아 3배 넘게 증가했다. 한국사회가 국제화, 다문화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나 일부 유럽의 사례에서 비춰보면 다양한 문화와 인종, 언어가 공존하고, 상호 의존하게 되는 다문화 사회에서는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성과 문화적 개방성, 관용, 다양성 존중이 필수다. 더불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국어교육, 통'번역 지원, 이중 언어가족 환경조성, 자녀교육프로그램 강화, 일자리 지원 등 이주민의 정착과 자립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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