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아랫배 아프면 맹장염
#윗배 조이면 심근경색 가능성
#옆구리 통증 땐 요로결석 의심
#구토 동반해 여름철 발생 잦아
직장인 박모(36·여) 씨는 잦은 소화불량과 복통에 시달렸다. 배는 아프다가 괜찮아지길 반복했다. 소화제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뭘 잘못 먹고 체한 것 같다'는 생각으로 무심코 넘겼다. 복통을 참다못한 박 씨는 병원에서 맹장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부풀어오른 맹장이 장기를 누르면서 복통과 소화불량을 유발했다는 것. 박 씨는 부랴부랴 수술을 받은 후에야 복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복통은 누구나 겪는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췌장염이나 담낭염, 맹장염, 요로결석, 급성 장염 등 다양한 질환이 복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배 안에는 장 외에도 간, 쓸개, 콩팥, 혈관, 근육 등 복잡한 기관이 얽혀 있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복통의 원인을 감별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통증을 느끼는 부위나 동반 증상 등에 따라 원인을 추정할 수 있고, 초음파나 CT 등 진단장비를 통해 감별할 수 있다.
◆아픈 부위 따라 원인 질환 달라
복통은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따라 원인 질환을 추정할 수 있다. 명치 끝이나 오른쪽 윗배가 아픈 경우는 주로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 관련 질환이나 췌장염, 담낭염, 담관염 등 담도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눌렀을 때 통증을 느낀다면 해당 부위의 장기에 염증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담낭염이나 담관염은 항생제 외에도 수술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적절한 시술이 필요하다. 급성 염증을 방치할 경우 패혈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 확인이 필수적이다. 명치와 윗배가 조이는 듯한 느낌이 들면 심근경색일 가능성도 있다.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원인 중 하나는 충수돌기염(맹장염)이다. 배꼽 주변이나 윗배에 불편감이나 소화 불량 등에 시달리다가 통증이 오른쪽 아랫배로 옮겨가면서 점점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환자가 이 같은 증상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변비나 설사를 겪던 노인 환자는 대장에서 종괴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대장벽이 주머니처럼 튀어나와 염증이 생기는 게실염 등은 충수돌기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왼쪽 윗배는 좌측 신장이나 췌장의 종괴 또는 염증, 농양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왼쪽 아랫배는 게실염이나 대장염, 대장 종괴 등 대장의 문제나 요로 결석 등과 같은 요로계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랫배 통증은 방광염 등 요로계 문제뿐만 아니라 직장 아래쪽의 종괴 등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여성 환자는 생리통이나 골반염 등 진통제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부터 자궁외 임신 등 응급 수술이 필요한 질환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갑작스럽게 옆구리에 통증을 느낀다면 요로결석부터 의심해 볼 수 있다. 누군가가 옆구리 뒷부위를 쳤을 때 깜짝 놀랄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면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높다. 요로결석은 여름철에 주로 많이 발생하며 옆구리 통증 외에도 혈뇨와 구토, 복부 팽만감 등을 호소한다. 결석은 크기가 4㎜ 이하인 경우 물이 많이 마셔 소변으로 자연 배출을 유도한다. 경우에 따라 체외충격파쇄석술이나 요관내시경배석술, 복강경 수술 등의 다양한 치료가 필요하다.
장으로 가는 동맥 혈관이 막히거나 정맥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대동맥류 등도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척추나 척추 주변 근육에 염증이 생겨도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급성 알레르기 반응의 증상으로 두드러기나 호흡곤란, 입술이나 귓불, 눈 등의 부종 외에도 복통과 설사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전에 복부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장폐색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고열과 구토, 통증 심하면 병원 찾아야
복통을 유발하는 원인은 명확히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급성 장염으로 나타나는 복통은 대부분 금식과 수액처치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단 무조건적인 금식은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분은 충분히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발열이나 혈변 등이 동반된 장염의 경우 지사제 복용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복통 환자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초음파로 상당 부분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단 CT 검사는 조영제 부작용이나 과도한 방사선 노출 등의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 노출의 위험은 없지만 시술자의 숙련도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진단 결과의 차이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장기 내벽의 문제나 일시적인 혈관의 변화 등은 초음파 검사나 CT만으로는 감지가 어렵고 내시경 등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
급성복통이 있으면서 38℃ 이상 열이 나거나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경우, 지속적인 구토나 변비가 나타나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배뇨 시 통증이 있는 경우는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배를 만지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혈변, 급격한 혈압 저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복막염이나 장 천공, 암, 출혈 등의 가능성이 높다.
안재윤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속되는 통증이 있고 진통제를 먹어도 크게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의 진찰과 빠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안재윤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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