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날개 잃은' 국제선] 뜨지도 못하고…잠깐 떴다 스톱…'뜨내기' 정기노선

티웨이항공 대구∼도쿄 노선, 9월 신규취항계획 무기한 연기…제주항공 베이징 노선도

대구국제공항 국제선이 양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수요 부족을 이유로 정기노선 운항 중지나 취항 연기도 잇따르고 있어 더욱 안정적인 노선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대구국제공항 국제선이 양적 성장을 하고 있지만 수요 부족을 이유로 정기노선 운항 중지나 취항 연기도 잇따르고 있어 더욱 안정적인 노선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대구국제공항 국제선이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노선 운영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요 부족으로 운항을 멈추거나 신규 취항을 미루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제선 정기노선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대구공항 국제선 정기노선은 운항 중지나 취항 연기가 잇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9월 1일부터 대구~일본 도쿄(나리타) 정기노선(주 4회)을 신규 취항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메르스 여파로 항공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9월에 취항할 경우 수익감소 등 손실을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도쿄 노선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쯤 취항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대구와 중국을 오가는 정기노선도 타격을 받았다. 제주항공의 대구~베이징 노선(주 3회)은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운항을 멈췄고, 티웨이항공의 대구~상하이 노선(주 3회)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운휴 중이다. 이외에도 상하이나 베이징에서 대구를 오가는 중국동방항공과 중국국제항공의 정기노선도 수요 부족으로 이달 들어 줄줄이 결항했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도 신규 취항한 국제선 승객이 적어 운항을 멈춘 경우도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25일 대구~방콕 노선(주 2회)을 새롭게 띄웠지만 예상만큼의 수익을 거두지 못해 잠정적으로 노선을 종료한 상태다. 이 노선은 6개월 동안 107편을 운항해 1만5천544명의 승객을 태웠다. 이는 1편당 평균 145명으로, 김해~방콕 노선의 1편당 158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제선의 경우 정기노선이 전체 수송인원의 63.5%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부정기노선보다 편당 수송인원이 적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 약점이 있다. 올 상반기 국제선 정기노선 이용객은 모두 10만4천657명(936편)으로 1편당 111명이다. 같은 기간 부정기노선은 6만47명(373편)이 이용해 1편당 160명으로 집계됐다. 부정기노선은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기에 전세기 형태로 필요한 곳을 운항하기 때문.

들쭉날쭉한 국제선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정부와 대구시가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감면과 지원금 혜택만 누리다 노선을 닫아 버린다는 지적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신규취항이나 증편에 대해 공항시설사용료(착륙료, 정류료, 조명료)를 최대 100% 감면하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 국제노선취항 인센티브 지원금으로 8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2억원보다 4배 늘어난 액수로, 국제선 취항 초기 때 탑승률이 낮아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선점 차원에서 노선 신설에 뛰어든 뒤 지원책으로 견디다 1년 안에 운행을 멈추는 경우가 생겨난다"며 "감면과 손실보전 등 지원만 받은 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선을 중단해 버려 예산 낭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원금은 정기노선 취항 후 6개월에서 1년까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며 "노선이 없어지는 등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항공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토대가 돼 향후 다른 노선 개설 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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