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를 무척이나 아꼈던 퇴계 이황은 아홉 달에 걸친 단양군수 시절 가슴에 품었던 관기 두향과의 사랑을 매화를 아끼는 것으로 대신했다. 두향이 유난히 좋아했던 매화였기에 정인 대하듯 매화를 애지중지했던 것이다.
퇴계 이황의 인간평등 사상과 이 같은 사랑을 담아내 안동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은 '퇴계연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가무극(歌舞劇)으로 상설공연된다. 한여름 밤 감동을 수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오후 8시, 안동호 보조호수를 끼고 있는 월영교와 개목나루 고택을 배경으로 첫 공연되는 '퇴계연가'는 다음 달 29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저녁이면 관객들을 찾아간다. 모두 17회 동안 상설 공연돼 안동의 여름밤 관광 인프라를 견인하게 된다.
가무극 퇴계연가는 시와 서, 가야금에 능했던 열여덟 살 관기 두향과 단양군수로 온 퇴계 이황 선생의 짧았지만 평생을 지킬 만큼 깊었던 사랑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안동의 대표적 명소인 안동댐 보조댐을 가로질러 놓인 월영교와 인근에 들어선 개목나루를 배경으로 한여름 밤 한옥에서 펼쳐진다. 500년을 넘어온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
이번에 공연될 실경가무극 '퇴계연가'는 안동국악단이 지난 2009년 '450년 사랑'이란 주제를 달고 시작, 우리나라 최초의 고택 실경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된 콘텐츠다. 2011년에는 '사모'라는 제목으로 재개발되면서 중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여자 주인공인 두향 역에 퇴계 선생의 15대 후손으로 여성 아이돌 그룹 쇼콜라 메인 보컬을 맡았던 이의정 양이 지난해에 이어 캐스팅돼 주목을 받고 있다.
'퇴계연가'는 퇴계 선생을 관조하는 역사 인식보다는 우리의 보편적 관념 속에 함께 울고, 함께 안타까운 속내를 마음껏 토해 낼 수 있는 인간평등 사상과 사랑을 담았다.
특히 지난해부터 상설 공연된 '퇴계연가'는 가무극으로 노래와 춤이 많이 가미됐고, 월영교에서부터 개목나루까지 거리 퍼레이드도 준비하고 있어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줄 풍성한 볼거리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동국악단 윤은향 단장은 "지난해에 이은 올해 상설공연은 한여름 밤에 만나는 색다른 관광으로 자리 잡아 안동 관광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저비용으로 지역문화 콘텐츠의 산업화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안동 엄재진 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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