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1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대구가 세계적인 벤처창업 도시로 성장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창조경제혁신센터 C랩 입주 업체 대표들과 깜짝 기념촬영을 하며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현재 한국 내에서 가장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는 어디일까? 다른 지역에서 온 대구의 벤처 창업가들은 주저하지 않고 대구를 꼽는다. 창업 기관의 아낌없는 지원, 풍부한 전문 인력, 서울보다 경제적인 사업 비용 등이 그 이유다.
◆라파엘씨아이㈜ 이우준 대표
"국내 도시 중에 대구의 창업 환경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출신의 이우준 대표는 대구에서 창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부산대 공대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창업에 뛰어든 그는 올해 2월 대구 스마트벤처창업학교 2기생으로 졸업했다. 그는 이곳에서 고철 유통업체에 고철 가격의 예측 정보를 제공하는 웹 솔루션을 개발, 창업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수집되는 고철이나 알루미늄캔, 철 스크랩(쇳조각) 등 폐 철제는 현대제철이나 포스코로 보내져 새 철제품으로 재활용된다. 폐 철제 유통업은 과거 큰 이익이 남는 황금알 사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수년 새 중국산 잉여 고철 수입과 국내 고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고철 가격이 대폭 내려가면서 업계의 사정이 매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이제는 감(感)이 아니라 정확한 고철 가격 예측 기법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부산은 IT'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이 도시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척박한 편이고, 경남 역시 기존 제조업 위주여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구 스마트벤처창업학교가 졸업 후에도 사무실 제공이나 과제 지원을 해 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대구의 창업 환경이 수도권보다 낫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구는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여러 개발사가 많아 협업이 쉽고, 수도권보다 낮은 비용으로 우수한 개발사들과 일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며 "현재 국제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예측 프로그램을 대구에서 개발 중인데, 좋은 창업 여건 덕분에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너지 인터렉티브 강동주 대표
서울 마포에서 2년 전 창업한 강동주 ㈜시너지 인터렉티브 대표는 올 하반기 대구로 회사를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서울의 게임 앱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한 그는 그 경험을 살려 지적 재산권(IP) 관련 스마트컨버전스 개발 사업에 도전했다. 그가 개발한 게임과 결합한 SNS 플랫폼은 인도네시아와 계약 중이며, 대만에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외가가 대구에 있다는 것 말고는 대구와 별다른 인연도 없는 그가 과감하게 대구행을 택한 것은 대구의 우수한 창업 여건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강 대표는 "지난 1년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대구의 게임'IT 업체들과 업무차 교류해 보니 동종의 외지 기업인에 대해 거부감 없이 열린 자세로 대해 주는 데 큰 호감을 느끼게 됐다"며 "우리 같은 중소 개발사들은 서울에 머물러야 할 이점이 적다고 판단했고, 중장기적으로 대구에서 회사를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DIP 등 대구의 창업지원 기관의 장점으로 현실적인 지원책을 꼽았다. "대구시에서는 벤처의 외국 진출을 돕는 바이어 초청 행사나 외국 진출 지원책이 수시로 제공되더군요."
소프트웨어 분야의 풍부한 인력 풀도 매력요소다. "서울에선 구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을 대구에선 손쉽게 구할 수 있어 무엇보다 만족합니다. 대학들도 산학협력에 열려 있더군요."
실제로 시너지 인터렉티브는 계명대 학생 2명을 인턴으로 교육도 하고 있다. 현재 4명의 직원을 둔 그는 추가 인력을 대구에서 꼭 뽑고 싶다고 덧붙였다. 회사 운영에 드는 비용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것도 반갑다고 했다.
◆㈜구니스 이윤재 대표
스마트 미술 놀이 플랫폼 제작업체인 ㈜구니스의 이윤재 대표는 현재 대구 동대구벤처밸리의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에서 창업의 결실을 보았다. 지난해 7월 창업한 그는 "크리에이티브 팩토리가 제공하는 시제품(하드웨어) 제작 지원은 저처럼 창업 마지막 단계에 도달한 창업자에게 꼭 필요한 단계별 서비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가 개발한 스마트 팔레트는 자체 개발한 버튼식 팔레트 모양의 기기를 블루투스 기술로 태블릿 PC에 연결, 태블릿 PC에서 명화 색칠하기 등 앱을 활용한 미술놀이를 하는 제품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중앙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서울 출신의 이 대표가 대구로 내려온 것은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의 하드웨어 제작 지원 때문이었다. "통상 시제품 제작에 큰 비용이 듭니다. 특히 앱과 하드웨어를 융복합시키는 작업이 스타트업에는 어려운데, 대구에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는 "수도권에 창업기업들이 몰려 있지만 대구처럼 융복합 지원은 드물고,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서비스도 아직까지 충분치 못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스마프 팔레트 시제품 제작을 끝내고 하반기 중 투자를 받아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크리에이티브 팩토리에서 해외 시장 진출 지원도 받고 있다. 그는 "대구의 창업 환경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히 만족할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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