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수입이 280여만원인 10년 차 직장인 A(38) 씨. 그는 빚이 9천만원으로 이자만 연간 2천700만원을 낸다. 근근이 생활을 해오던 A씨는 2년 전 아버지가 암에 걸리면서 빚이 크게 늘었다. 암 치료비에 2천500만원을 지출했고, 설상가상 보이스피싱으로 약 1천만원을 사기당했다. 생활비에 쪼들리자 카드와 제2금융권 대출로 버텨왔지만 이자 갚기도 어려워지자 최근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법원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A씨 같은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대구지법이 최근 개최한 '개인회생'개인파산 절차 설명회'에 200여 명의 방청객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설명회는 부동산 거품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에 따라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신청 건수도 늘면서 대구지법 관련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섰다.
대구지법 김범준 판사는 "신용카드 및 신용대출 등으로 소비금융이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가계부채가 1천100조원을 넘어섰다"며 "지급불능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경제적으로 재기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개인회생제도"라고 했다. 탁상진 판사는 "개인파산은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에게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주기 위해 파산절차를 통해 변제되지 않고, 남은 빚을 면제시켜 경제적 재활을 돕는 제도"라고 했다.
방청객의 질문도 다양했다. 한 방청객은 "전 남편이 개인회생 인가를 받으면 양육비를 못 받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다른 방청객은 "개인파산을 신청하려고 하는데 가족관계가 깨지면서 배우자 서류를 떼지 못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개인적인 질문도 했다.
설명회를 이끈 남대하 부장판사는 "법률상에 적시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안마다 판단 기준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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