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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피정의 집, 치유 공간으로…천주교 '소울스테이'인기

한티 피정의 집이 있는 한티순교성지. 매일신문DB
한티 피정의 집이 있는 한티순교성지. 매일신문DB
울릉 도동성당 성모상. 매일신문DB
울릉 도동성당 성모상. 매일신문DB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코 6,31)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수도원과 피정의 집 등 교구 내 가톨릭 시설을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소울스테이'다. 앞서 불교계가 선보인 템플스테이가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소울스테이도 가톨릭 문화의 매력으로 현대인들의 일상 속에 새로운 '쉼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인의 새로운 쉼 공간으로 주목 받는 가톨릭 명소들

국내 주요 가톨릭 시설들은 그 공간의 매력을 꾸준히 어필해 왔다. 인지도로 보면 서울 명동성당이 가장 유명하다. 한국 최초의 성당이며 한국 천주교의 얼굴 역할도 맡고 있는 곳이다. 수많은 역사적 사건의 흔적이 남아 있고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리는데다, 명동성당이 있는 명동은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해 순례자 및 일반 관광객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충남 서산 해미읍성 등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주목 받은 곳들도 새 가톨릭 명소로 떠올랐다.

가톨릭 명소는 대구경북에도 적잖게 있다. 칠곡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대표적이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소설가 공지영이 다니면서 '높고 푸른 사다리'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시리즈' 등을 쓴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적한 시골에 있는 아름다운 건물 외관과 정기적인 문화 행사로도 사람들의 발길을 꾸준히 모으고 있는 곳이다.

이 밖에도 대구골목투어 명소로 최근 급부상해 대구와 천주교를 전국에 알리고 있는 계산성당,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며 영화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린 칠곡 가실성당, 최근 클래식음악회가 처음 열려 화제가 된 대구 남산동 성모당 등 명소가 적지 않다. 모두 천주교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매력적인 쉼을 제공하는 시설들이다.

◆경북 11개 가톨릭 시설, 영혼에 단비 같은 명소로

이러한 가톨릭 시설의 특징을 살려 천주교대구대교구 제4대리구청 천주교문화융성사업단은 최근 '소울스테이' 운영을 시작했다. 경북에 있는 11곳 가톨릭 시설이 참여하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칠곡)을 포함, 한티 피정의 집(칠곡), 평화계곡 피정의 집(성주), 갈평 피정의 집(포항), 들꽃마을(포항), 민들레공동체(포항), 베들레헴공동체(포항), 성요셉재활원(고령), 진목정(경주), 도동성당(울릉), 천부성당(울릉) 등이다. 시'군으로 따지면 포항시, 경주시, 칠곡군, 고령군, 성주군, 울릉군 등 모두 6개 지역의 가톨릭 시설들이다.

이들 시설에서는 다양한 피정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자들은 물론 학생, 일반인, 각종 단체 등을 대상으로 당일, 1박2일, 2박3일 등의 일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피정의 집'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은 기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과 가장 비슷하다. 산사처럼 산 속에 시설이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자연 속 쉼, 비움, 느림, 성찰 등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도원'도 시설의 특징을 살려 수도생활체험, 영성강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이번 소울스테이 사업에 참여하는 '성당'은 두 곳인데, 모두 울릉도에 있다. 그래서 섬 둘레길 걷기 같은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천주교에서 강조하는 나눔의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끈다. 재활원과 공동체 등 '가톨릭 복지시설'에서는 장애인 등 소외자들에 대한 편견 벗어나기, 봉사와 나눔을 통한 자기성숙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각 시설에서는 프로그램과 함께 숙박과 식사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참가 접수 및 관련 문의는 소울스테이 홈페이지(www.soulstay.or.kr).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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