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대구 동구의 선거판을 좌우할 유승민(동을)'류성걸(동갑)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삼각관계'에 빠졌다.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이 전 구청장이 선거구 재획정 결과에 따라 출마지역 선택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갑은 독립선거구 유지를 위한 인구 하한에 미달해 동을 선거구 내 일부 동을 받아야 한다.
선거구 획정 결과와 이 전 구청장의 선택에 따라 선거 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3인은 선거구 재획정에 대한 '경우의 수'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구 재획정 경우의 수
동갑의 6월 말 현재 인구는 12만9천993명으로, 독립선거구 유지를 위한 인구 하한(13만8천984명)에 8천991명 모자란다. 이에 따라 인구 수 21만9천749명인 동을에 인접한 동(洞) 일부가 동갑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동갑과 인접한 동을의 동은 공산동, 도평동, 불로봉무동, 지저동, 동촌동, 방촌동 등 6개 동이다.
현재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지저(1만906명)'동촌동(1만5천84명) ▷지저'불로봉무(2만5천481명)'공산동(1만5천786명) ▷동촌'지저'불로봉무'공산동이 옮겨가는 3개 안이다. 이 중 '지저'동촌동'과 '지저'불로봉무'공산동' 안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재만의 고민과 최종 선택은
당초 동갑 출마가 점쳐졌던 이 전 구청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자 심판' 발언 이후 유 의원의 아성인 동을에도 부쩍 관심을 갖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동을 유권자와 지역 인사들이 유 의원의 밑바닥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동을 출마 권유를 많이 하고 있다. 지연, 학연 등 연고와 기반이 동을에 많은 것도 사실이다"면서도 "아직은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고 10월 전후에 출마지역을 최종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구청장이 동갑으로 갈 경우 '지저'불로봉무'공산동'이 동갑으로 가는 안을 가장 선호한다. 그의 현재 주거지는 불로봉무동이다. 그가 자신의 주거지를 포함해 동을 인구가 대거 동갑으로 넘어가면 동갑에 출마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전 구청장은 불로봉무동이 동갑으로 갔는데도 동을로 출마하려면 다시 동을로 이사를 가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런저런 상황에도 이 전 구청장의 동갑 출마에 무게를 좀 더 두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유 의원이 박 대통령과 마찰 후 바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양상도 있지만 지역 정치 리더로 키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해 아무래도 동을 출마가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유승민과 류성걸의 유'불리는
유 의원의 동을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경쟁자가 달라붙지 않을 정도로 판세 예측이 필요 없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의 마찰 이후 바닥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 유 의원 측도 선거구 재획정에 신경을 쓰고 있다.
유 의원 측은 동갑과 인접해 있는 동을 6개 동에 지지자가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어느 한 동이라도 동갑으로 넘어간다면 지지층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 의원 입장에서는 동을 인구가 동갑으로 적게 넘어가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동갑에 인접한 지역은 지지자가 많은 곳이다. 지지자들이 선거구 이동 결정이 나면 실망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어떤 후보가 출마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승부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이 전 구청장과의 대결에 대비해 책임당원 충원에 힘쓰고 있으며 지역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행사인 '타운미팅'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류 의원은 '지저'동촌동'이 동갑으로 오는 것을 가장 반기고 있다. 3개 안 가운데 인구 이동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동을에 연고가 없는 류 의원은 동을에서 많은 인구가 넘어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저'불로봉무'공산동'이 넘어올 경우 현재 동갑 인구의 40%에 해당한다.
류 의원 입장에서 동을 6개 동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내년 총선을 위해 동을 6개 동을 돌아보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류 의원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뭐라고 언급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면서 "선거구 재획정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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