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가야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자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다. 정부도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가 '문화융성'이다. 문화산업이 과거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을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됐다. 문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시리즈는 현대자동차 연간 40만 대 수출로 얻는 경제적 효과를 앞서고 있으며, 한류의 영향력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우리는 확인했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치맥과 화장품, 패션 등을 유행시키며 관련 매출을 급증시켰다. 고령군도 최근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인기리에 방영된 '프로듀사' 촬영을 했다.

고령군은 한국 고대사의 한 축으로 520여 년 찬란했던 대가야의 고도(古都)였다. 고령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확인된 최대 규모의 순장 무덤인 지산동 44호분을 비롯해 사적 제61호로 지정된 주산성, 가야지역 유일한 벽화고분인 고아동 벽화고분,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 악성 우륵의 가야금 등 대가야 역사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적해 있는 가야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같은 곳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찬란한 문화유산도 현대에 맞게 계승'발전해 나가지 않으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령군은 대가야 역사와 문화 재현을 통해 대가야 정체성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체성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무형자산으로 대가야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역 경쟁력 향상은 물론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대가야 도읍지로서 역사성을 부여하고 역사 문화도시로서의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4월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명칭을 변경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와 더불어 대가야 고도를 재현하기 위해 대가야읍사무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한옥 형태의 대가야읍사무소는 2018년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또한 16대 520년간 유지됐던 대가야의 역대 왕들을 모시는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과 대가야를 상징할 대표적인 조형물을 주요 관문에 설치하는 대가야 관문 건립사업을 통해 대가야 문화융성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

게다가 가야금과 바이올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이탈리아 크레모나시와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등 세계적 도시와의 협약을 통해 동'서양 문화 경제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소비시장인 서울시와의 우호 교류협약을 통해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특히 가야문화유적 최초로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지산동 대가야 고분군은 지난 3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으로 선정돼 2018년 본 목록 등재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해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19대 국회 회기 내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와 가야문화 기획전시회를 개최해 가야문화를 통한 영호남 간 지역감정 해소와 상생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와 같은 노력의 결과 대가야체험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축제로 2년 연속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난 1월 '2017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돼 가야관광특별시로서의 위상을 전국에 각인시키고 있다.

이처럼 대가야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 우뚝 서는 문화융성의 꿈이 현실이 되는 그날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다. 그렇지만 문화융성은 단시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군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천 년을 준비하겠다.

곽용환/고령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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