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분천역 '한여름의 산타마을'이 산골의 기적을 일궈냈다. '산타마을'이란 이름처럼 겨울 중심의 관광지에서 완전히 탈피, 여름에도 하루 1천여 명 이상이 방문하는 전국적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사람이 떠나가는 산골마을도 생각만 고쳐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천마을이 던지고 있다.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매김
봉화 한여름의 산타마을은 최근 개장 10일 만에 방문객 1만여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7일 개장한 한여름의 산타마을은 객차를 개조해 만든 산타 쉼터, 산타 레일 바이크, 레일 썰매와 소형 보트장'산타 텐트촌 등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크리스마스트리와 루돌프, 이글루 등 조형물로 꾸며졌다.
분천역에 비치된 소원우체통에 소망이나 사연을 담은 엽서를 넣어두면 크리스마스 이브(12월 24일)에 추첨, 선물과 답장을 전하는 이벤트도 운영하면서 전국에서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특히 매주 토요일은 스위스 요들 공연단(ENZIAN YODEL CLUB)의 요들송, 민속악기 연주, 포크 댄스 등 공연을 펼치고 있어 마치 스위스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올여름 산타마을은 내달 16일까지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지난겨울엔 '겨울 산타마을'이 문을 열었다. 겨울 산타마을이 문을 열자 10만여 명의 방문객이 이 작은 마을에 몰려왔다. 경제적 파급 효과가 최소 12억원 이상이 된 것으로 봉화군은 추산했다. 6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산골마을 주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것.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나?
불과 3년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분천역 주변 분천마을은 빈집이 늘면서 존립 기반이 흔들리던 경북 산골마을 중 하나였다. 분천역도 하루 이용객이 10여 명에 불과, 폐쇄 위기에 몰렸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5일장이 섰던 마을이었지만 인구가 줄어들면서 간이역 통폐합까지 추진됐다. 역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마을의 존폐 위협까지 받았다.
주민들은 마을 살리기에 나섰다. "우리 마을 주변 풍광이 매우 좋으니 일반 승객이 타는 기존 기차가 아닌 관광열차 형태로 기차가 분천역에 들어오게 해달라"는 절박한 뜻을 코레일에 전한 것이다.
주민들의 제안을 받은 코레일은 한번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이라는 이름의 관광열차가 분천역에 투입됐다. 2013년 4월이었다.
열차는 대박을 터뜨렸다. 사라질 뻔했던 산골마을에 하루 1천5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았다.
코레일 집계에 따르면 O'V트레인 이용객은 지난해 말까지 62만3천538명이었다. 여기에 관광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객을 더하면 2년간 100만 명가량이 분천마을을 다녀갔을 것이라는 것이 봉화군의 분석이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철도에다 산타마을이라는 스토리까지 입혀 대박을 일궈냈다"며 "증기기관차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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