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전 세계 지식인이 규탄하는 '아베 역사관'

세계의 지식인 524명이 일본의 역사 왜곡과 아베 신조 내각의 우경화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한국의 지식인 382명과 일본 지식인 105명뿐 아니라, 미국 지식인 22명과 독일 등 유럽 지식인 15명이 참여했다. 중국과 동남아 역사학계에서도 성명 동참을 검토하고 있어, 참여 지식인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의 학자와 지식인이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성명서는 "일본 아베 정권과 우경화 세력이 무라야마 담화 이래의 식민지배 반성 노력을 역전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는 곧 역사의 역류(逆流)"라고 비판했다. 또한 아베 총리가 8월 중 발표할 담화가 고노, 무라야마, 간 전 총리의 내용을 계승하면서 한국'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식민지배가 엄청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성명을 주도한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양심적 지식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그는 "2010년 이후 일본의 역사 인식이 역류하고 있어 죄송하다"며 "역사학계가 연합해 아베 정권에 대한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왜곡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일본 내의 지식인 280여 명도 이미 동참한 적이 있다.

지식인과 역사학자들뿐만 아니다. 일본 시민들도 나섰다. 상당수 시민단체가 아베 총리의 '8월 담화'에 대항하는 민중담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침략 전쟁과 식민지 지배에 통절히 반성하고 싶다"며 "일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역사적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침략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이라고 했다.

역사와 진실을 지키려는 국내외의 도도한 물결에도 아베 총리는 여전히 역사를 왜곡하며 우경화 역주행을 일삼을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전 세계 지식인들의 진실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곧 일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일본의 극우적 책동은 주변국의 불행은 물론 스스로의 멸망을 자초한다는 준엄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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