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대야 벌써 8일째, 잠 못드는 대구

수성못 등 밤 피서객 북적, 두류공원 새벽까지 인파…주 중반 지나야 더위 주춤

'폭염에 지친 시민들 밤거리로'.

낮 폭염에 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잠 못 이루는 시민들로 대구 도심 공원들이 북적이고 있다.

올 들어 대구의 열대야(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 일수는 8일로 평년(1981~2010년) 6.8일을 이미 넘어섰다. 최근에는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수성못. 돗자리를 깔고 앉아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로 수성못 농구장 옆 잔디밭은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찼다. 시민들은 가족 혹은 친구들끼리 나와 집에서 가지고 온 시원한 과일이나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쪽에는 텐트형 모기장을 치고 잠을 청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준혁(45) 씨는 "물이 있어서인지 수성못은 인근 주택가보다 온도가 낮은 것 같다. 분수 쇼까지 펼쳐지니 눈으로 보기에도 시원하다"며 "밤새도록 에어컨을 돌리기에는 부담스러워 가족들이랑 수박이나 먹고 놀다가 땀이 좀 식으면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월드컵 경기장과 두류공원에도 새벽 시간대까지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치맥축제가 끝난 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야외음악당을 중심으로 많은 날은 수천 명이 가족 단위로 찾아와 더위를 식히고 있다"며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도 많다"고 했다.

불볕더위는 이번 주 중반을 넘어서면서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1일 낮 최고기온은 영천이 37.5도로 우리나라 시'군 가운데 가장 더웠고 경산 37.2도, 청송 37.1도, 의성 37도, 대구 36.8도로 전국 상위 1~5위를 싹쓸이했다. 특히 청송과 의성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구의 3, 4일(월'화요일)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기록한 뒤 6, 7일(목'금요일)에는 34~35도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또 주말 이후부터는 30~33도 사이에 머물며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아져 지면에 닿는 일사량이 줄고, 대기 불안으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에선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칠 것으로 보여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며 "주 후반으로 가면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30도를 웃도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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