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막 내린 유라시아 친선특급, TKR 건설 초석 삼아야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싣고 1만4천400㎞를 달려온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지난달 31일 독일 베를린에 도착, 대장정을 마감했다. 16박 17일 동안 열차를 타고 달려온 친선특급 참가단과 재독 한인, 독일 대학생 등 250여 명은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중심 6'17거리서 브란덴부르크 문까지 2㎞ 거리를 풍물패를 앞세워 행진하며 통일을 기약했다,

6'17거리는 1953년 공산주의 독재에 저항하는 동독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동베를린의 중심가다. 당시 동독에 주둔하고 있던 구 소련군이 2만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피의 진압을 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이 과정에서 55명의 동베를린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25년 전 독일 통일 당시 기념 축제가 열렸던 곳이다. 이 문은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폐쇄됐지만 1989년 장벽이 무너지면서 부활해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됐다.

분단국가였던 독일 통일의 기념비적인 장소에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넘어 달려온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단이 "한반도종단열차의 기적 소리를 울리자"며 통일에의 의지를 보인 것은 뜻이 깊다. 더욱이 여기에는 경상북도 철의 실크로드 탐사대도 삼국 통일을 이룩한 신라 화랑 복장을 한 채 행진해 의미를 보탰다.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통일의 상징' 베를린에서 일단 멈췄다. 그렇지만 이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행사는 남북종단철도(TKR)를 유라시아 대륙 철도와 연결하는 구상과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정작 통일의 한 축인 북한을 유라시아 친선특급은 돌아가야 했다. 북한은 함께하지도 않았고 땅을 밟도록 허가하지도 않았다.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 대륙으로 연결되는 철도 노선망 구축은 남'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주변 모든 나라와 교류와 협력의 상징이 된다. 그 시작점은 TKR 건설이다. 러시아는 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결을, 중국은 TKR과 중국횡단철도(TCR)와의 연결을 기대하고 있다. 남북종단철도 건설, 나아가 통일을 위한 발걸음은 유라시아 친선특급과 더불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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